(춘천지방법원 2025. 7. 9. 선고 2024나33324 판결)


1. 사안

[배경이 되는 사실관계] 피고들은 C사와 택배집배점 계약을 체결하고, C사로부터 위탁받은 택배운송업무를 수행하는 지점을 운영하는 대리점주입니다.  원고들은 피고들과 택배 집화, 배송업무를 수행하고 수수료를 지급받기로 하는 위수탁계약을 체결한 택배기사이고, 택배운송업무 종사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인 D 노동조합(이하 ‘D노조’)의 조합원입니다. 

택배협회, 정부 부처, 대리점주측 등은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합의(이하 “이 사건 사회적 합의”)를 체결했습니다.  주요 내용은 (i) 분류작업 제외, (ii) 일 12시간 작업시간 목표, 심야배송 제한 등이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국토교통부가 2021년경 표준계약서를 공고했는데, 작업시간 제한 규정은 있으나 당일배송 의무규정은 없었습니다.

D노조는 2021년경 피고들과 단체교섭을 5차례 진행하였으나 결렬되었고, 이후 총파업을 실시하였으며, 원고들도 파업에 동참하였습니다.  C사는 피고들의 요청에 따라 원고들의 담당구역에 관한 집화중단조치를 하였습니다. 

D노조는 대리점주측과 조합원들이 파업을 종료하고 현장에 복귀하기로 합의하면서 공동합의문을 작성하였고, 원고들은 하루 뒤 피고들에게 파업을 종료하고 업무에 복귀한다는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위 공동합의문에는 “D노조 조합원은 개별 대리점과 기존 계약의 잔여기간을 계약기간으로 하는 표준계약서를 작성하고 복귀하며, 모든 조합원은 서비스 정상화에 적극 참여하고 합법적 대체배송을 방해하지 않는다.  다만, 대리점주측과 D노조는 복귀 즉시 부속합의서 논의를 개시하여 마무리되도록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다만 피고들은 원고들의 업무복귀의사표명을 전달받고도 집화중단조치의 해제를 요청하지 않았습니다.

대리점주측은 피고들을 포함한 대리점주들에게 ‘서비스 정상화에 대한 의사표명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집화제한조치 등을 계속 유지’하라는 내용이 포함된 택배기사 업무 복귀 프로세스를 안내했습니다.  피고 중 1인은 원고들에게 태업을 계속 이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일배송” 및 “주 6일 계약업무 수행”을 명시한 서비스 정상화 확약서 작성을 요구하였습니다.  D노조는 태업 지침, 조기출차나 토요휴무 등에 대한 지침을 내린 적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서비스 정상화에 대한 자의적 해석을 하지 말라고 공문을 보냈습니다.

D노조는 대리점주와의 회의에서 ‘복귀 후에도 12시 조기출차를 유지하고 생물에 대해서는 대체배송을 허용하되 토요휴무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반면 대리점주측은 서비스 정상화란 다른 택배기사들과 동일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며, 12시 출차는 불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리점주측은 같은 날 대리점주들에게 조건 없이 서비스 정상화 의사만 확인하되, 쟁의행위를 강화하겠다는 조건부 의사를 표시하는 경우 표준계약서 작성을 중단하라고 지시하였습니다.  이후 노조의 서비스 정상화 의지가 확고하다며 개별확인절차를 생략하고 표준계약서를 작성할 것을 안내했습니다.  

피고 중 1인은 그 후에도 이틀간 D노조에 확약서 작성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고, 그 후 회의에서도 노조 측은 여전히 12시 조기출차 유지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그러나 D노조 위원장이 참석한 회의에서 현재 해당 지역만 집화중단조치가 해제되지 않은 상황을 언급하며 일단 조치를 해제하고 인수시간 등을 논의하자는 제안을 하였고, 최종적으로 새로운 위수탁계약이 체결되었습니다.

[쟁점] 주요 쟁점은 노동조합이 업무복귀 의사를 밝혔음에도 집화중단 조치를 해지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한 것을 방어적인 목적에서 벗어난 공격적 직장폐쇄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2. 법원의 판단

법원은 제1심과 동일하게, 피고가 위법한 직장폐쇄를 하였으므로 원고들에게 집화중단 조치 유지로 인해 입은 손해인 수수료 상당액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택배기사인 원고들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집배점주인 피고들은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의 지위에 있음
  • 택배회사의 집화중단조치는 노동조합법상 직장폐쇄에 해당함
    직장폐쇄란 사용자가 노조 쟁의행위에 대항해 근로자들의 노무제공을 집단적으로 거부하여 임금지급을 중단하는 효과를 발생시키는 행위임
     집화중단조치 시 택배기사는 집화와 배송이 모두 불가능해지므로, 이는 사용자가 택배기사의 노무수령을 거부하는 결과가 발생해 실질적으로 직장폐쇄에 해당함
     피고들은 집화중단조치가 특정 택배기사에 대한 상대적 노무제공 거부라며 직장폐쇄가 아니라고 주장하나 주요 배송업무를 불가능하게 하는 집화중단조치는 노조 쟁의행위에 대항한 집단적 노무수령거부로서 직장폐쇄에 해당함
  • 집화중단조치를 유지한 것은 방어적 목적을 벗어나 공격적 직장폐쇄로 변질된 것으로 위법함
     D노조와 대리점주측은 쟁의행위 종료 및 정상업무 진행을 공지하였고, 원고들이 사업장에 복귀하여 업무 준비를 했음.  그러나 피고들이 집화중단조치를 해지하지 않아 매일 대리점에 출근하였음에도 배송업무를 전혀 하지 못했음
     피고들이 집화중단조치를 해지하지 않았던 실질적 이유는 원고들이 조기출차를 주장하며 당일배송에 관한 확약을 거부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됨
     이 사건 사회적 합의의 주된 내용 중 하나는 택배기사의 작업시간으로, 원고들은 총파업 이전부터 조기출차를 통해 작업시간 문제를 개선하려고 하였음
    공동합의문 작성 당시 당사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양측 모두 복귀 후에도 작업시간 제한을 위한 부분파업이 지속될 가능성을 서로 인지하였음
     D노조는 서비스 정상화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을 하지 말라고 공문을 보냈고, 대리점주측도 서비스 정상화 의사만 확인하라고 지시함.  그럼에도 피고들은 계속 당일배송 확약을 요구하면서 집화중단조치 해지를 요청하지 않음
  • 집화중단조치와 그 해지를 C사에게 요청한 것은 모두 피고들이므로 그 해지의 주체가 C사이고 피고들에게 고의∙과실이 없다는 주장은 이유 없음

 

3. 의의

노동조합법 제46조에서 규정하는 사용자의 직장폐쇄가 사용자와 근로자의 교섭 태도와 교섭과정, 근로자의 쟁의행위의 목적과 방법 및 그로 인하여 사용자가 받는 타격의 정도 등 구체적인 사정에 비추어 근로자의 쟁의행위에 대한 방어수단으로서 상당성이 있으면 사용자의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정될 수 있고, 그 경우 사용자는 직장폐쇄기간 동안 대상 근로자에 대한 임금지불의무를 면합니다(대법원 2000. 5. 26. 선고 98다34331 판결 등).  그러나 직장폐쇄의 개시 자체는 정당하더라도 어느 시점 이후에 근로자가 쟁의행위를 중단하고 진정으로 업무에 복귀할 의사를 표시하였음에도 사용자가 직장폐쇄를 계속 유지함으로써 근로자의 쟁의행위에 대한 방어적인 목적에서 벗어나 공격적 직장폐쇄로 성격이 변질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그 이후의 직장폐쇄는 정당성을 상실하게 되므로, 사용자는 그 기간 동안의 임금에 대해서는 지불의무를 면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2016. 5. 24. 선고 2012다85335 판결).

대상판결은 위와 같은 대법원 판례 법리를 확인하면서, 택배대리점주들의 집화중단조치가 실질적으로 직장폐쇄에 해당하고, 이를 계속 유지한 것은 공격적 직장폐쇄로 변질된 것이며, 원고들의 쟁의행위(조기출차 주장)에 대한 방어수단으로서의 상당성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어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