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상 이사의 충실의무 조항의 개정과 관련하여 세 번째로 소개하여 드릴 내용은, 지난 시간에 소개하여 드린 델라웨어주 일반회사법(Delaware General Corporation Law, DGCL) 제144조 개정의 배경이 된 테슬라의 머스크에 대한 스톡옵션 부여에 관한 판결입니다.
1. 사안의 개요
미국의 전기자동차 제조업체인 Tesla, Inc.(이하 ‘테슬라’)의 이사회는 2018. 1. CEO인 Elon Musk(이하 ‘머스크’)에 대한 임원보상계획(이하 ‘2018년 보상안’)을 주주총회에서 이해관계 없는 주주들의 과반수 찬성을 조건으로 승인하였습니다.1
2018년 보상안은 12개의 구간(Tranche)으로 나누어 각 시가총액(market cap)과 성과요건(operational milestone) 기준을 달성하는 경우마다 2018. 1. 19. 기준 종가(350.02달러)로 테슬라 발행주식의 1%(총 12%)에 해당하는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방식입니다. 구체적으로 시가총액 목표는 1,000억 달러에서 시작하여 500억 달러씩 증가해 최종 12단계에서는 6,500억 달러를 달성해야 하는 구조였고, 성과 목표는 매출(Revenue) 기준 8개, EBITDA 기준 8개로 구성되어 이 중 1개를 달성하면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모든 조건이 충족될 경우 머스크는 약 558억 달러에 이르는 보상을 얻을 수 있고, 이는 당시 주식시장에서 확인된 보상 중에서 최대 규모였습니다.
2018. 3. 21. 개최된 테슬라의 주주총회에서 이해관계 없는 주주 73%가 2018년 보상안을 찬성하였고, 테슬라의 주주인 원고는 2018. 6. 5. 머스크 및 이사들을 상대로 지배주주와 이사들의 신인의무 위반을 이유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그 사이 테슬라는 2024. 1. 30.까지 2018년 보상안에서 정한 모든 실적 목표를 달성하였습니다.
2. Tornetta I 판결2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은 2024. 1. 30. 2018년 보상안의 취소를 명하며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습니다.3
첫째, 법원은 ‘머스크가 지배주주이므로, 그에게 부여된 스톡옵션이 정당화되려면 엄격한 심사기준인 완전한 공정성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델라웨어 주 판례법은 지배주주가 관련된 이익충돌거래에 대하여 이른바 이중보호장치(독립적인 특별위원회의 승인 및 충분한 정보를 갖춘 소수주주의 과반결의)를 유효하게 갖출 경우 완전한 공정성을 적용하지 않고, 경영판단원칙으로 심사기준을 완화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21.9%에 불과한 머스크의 지분율에도 불구하고4 이른바 슈퍼스타 CEO라는 이유로 지배주주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법원은 머스크가 테슬라를 대표해 협상을 맡은 이사들과 두터운 인연을 맺고 있는 점, 보수위원회와 이사회는 머스크와 보상안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지 않았고 협상의 증거도 거의 없었던 점, 머스크가 보상안 마련을 위한 논의 시점을 통제하였고, 보수 규모에 대한 협상은 전혀 없었으며, 다른 부여 조건에 대한 유의미한 협상도, 벤치마킹 분석도 없었던 점, 머스크가 스페이스엑스(SpaceX), 보링 컴퍼니(Boring Company), 뉴럴링크(Neuralink) 등 다른 회사도 경영하고 있었으므로 이사들은 스톡옵션 부여 조건으로 테슬라 관련 사안에 실질적으로 모든 전문적인 시간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요건을 부과할 수 있었고 테슬라가 아닌 다른 기업에 헌신할 수 있는 시간과 관심을 제한하거나 적절한 시간과 주의를 기울이지 못할 경우 스톡옵션을 몰수 또는 환수하는 조항을 포함할 수도 있었으나 이러한 제안을 한 이사는 아무도 없었던 점 등을 기초로 적어도 2018년 보상안 승인 거래에 대해 머스크가 테슬라를 지배하였다고 보았습니다.
둘째, 법원은 피고들이 완전한 공정성에 대한 증명책임을 부담한다고 보았습니다. 원칙적으로 완전한 공정성 기준이 적용되는 지배주주 거래라고 하더라도 이중보호장치를 실효성 있게 적용한다면 경영판단원칙으로 심사기준이 완화될 수 있고, 만약 이중보호장치 중에서 1개만 유효하게 적용했다면, 완전한 공정성 기준은 유지되더라도 입증책임이 다시 원고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이 사안에서 테슬라는 특별위원회인 보상위원회를 통해 보상안을 결의했고, 머스크의 의결권을 배제한 채 소수주주 과반결의로 주주총회의 승인을 얻었으나, 보수위원회의 독립성이 인정되지 않았으므로 심사기준이 완화될 수 없었습니다. 다만, 대상 판결은 입증책임 전환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 피고들이 충분한 정보를 공개한 이후 주주총회 승인이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검토하였으나, 소수주주에게 제공된 임원 보상과 관련된 위임장 공시 내용에 중대한 허위 기재가 있었고 또한 중요 사항이 누락되어 충분한 정보의 공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보았습니다.즉 협상 대상자인 보수위원회 위원들을 독립적이라고 표현하여 허위의 정보를 공개하였고, 실제로는 머스크가 보수 협상 과정을 통제하고 보상안을 최초로 제안한 사실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피고들은 주주총회 결의 전에 필요한 정보가 충분히 공개되었다는 점을 증명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2018년 보상안의 공정성에 대한 증명책임을 부담한다고 보았습니다.
셋째, 법원은 피고들이 완전한 공정성을 증명하지 못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법원은 절차와 가격 모두 불공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에 따르면, 보수에 대한 교섭은 9개월에 걸쳐 10차례의 이사회와 보수위원회 회의를 통해서 진행되었지만 실질적으로 계약조건에 대한 의미 있는 교섭은 없었고, 보수위원회는 머스크와 협상하기 보다는 협조적 태도를 취하여 주식 보상의 가치를 과소평가하고 중요 구간을 쉽게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등 머스크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대변하였습니다. 가격의 공정성과 관련하여 피고들은 머스크의 보수가 “주주가치 6,000억 달러 증가에 대해서 6%”를 받는 것이고 그것이 머스크가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서 노력할 인센티브로 필요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일반적으로 주식 기반 보수는 대리인 비용을 절감하고 경영진의 이익을 주주들의 이익과 일치시키는 강력한 방법이지만, 임원이 이미 상당한 규모의 기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임원의 이해관계는 이미 주주들의 이해관계와 일치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즉 주식을 21.9%나 보유한 최대주주 머스크는 이미 테슬라를 성장시킬 인센티브가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법원은 테슬라가 머스크를 놓치지 않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무려 558억 달러의 가치에 상응하는 2018년 보상안이 과연 필수적인지 여부를 검토하지 않았다고 비판하였습니다. 2018년 보상안은 머스크의 2012년 보상안보다 30배 이상 높았고, ISS는 2017년 중위층의 CEO 보수보다 무려 250배 많다고 하였다는 점도 언급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법원은 2018년 보상안의 취소는 합리적이고 적절한 구제수단이라고 판단함으로써, 2018년 보상안을 전부 무효화하였습니다.
3. Tornetta II 판결5
Tornetta I 판결 이후 테슬라는 별도 위원회를 구성하여 2018년 보상안을 재검토하고, Tornetta I 판결과 관련된 추가 정보를 주주들에게 공개하는 등 정보제공을 보완한 뒤 다시 2024. 6. 13. 주주총회를 개최하였으며, 동 주주총회에서는 머스크와 이해관계 없는 주주들 76%의 찬성으로 2018년 보상안을 추인하였습니다. 그 후 테슬라를 포함한 Tornetta 판결 I의 피고들(이하 ‘테슬라 측’)이 Tornetta 판결 I에 의한 2018년 보상안의 취소결정의 정정(Motion to Revise)을 요청한 것이 본 판결(Tornetta II판결)의 사건입니다. 결론적으로 Tornetta II 판결은 2024. 12. 2. 피고들의 신청을 기각하고 Tornetta I판결의 2018년 보상안 취소 결정을 유지하였습니다.
테슬라를 측은 무효 판결 후의 추인 결의는 절차상의 하자를 치유함으로써 스톡옵션 부여의 효력을 되살린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 주장을 배척하였습니다.
① 테슬라 측은 재판 후 창출한 증거를 토대로 불리한 판결을 번복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패소당사자가 판결을 수정할 목적으로 새로운 사실을 창출하는 것을 법원이 허용한다면 소송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② Common Law 상의 추인은 시의적절하게 제기해야 하는 항변으로 적어도 판결 후에 처음으로 제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③ 테슬라 측이 말하는 “ Common Law 상의 추인”은 Common Law 상 근거가 없고 주주의 결의만으로는 이익충돌 있는 지배주주의 거래를 추인할 수 없다.
④ 주주의 결의가 추인하는 효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안에서는 주주의 추인을 구하는 위임장 설명서에 다수의 중대한 부실 기재가 있기 때문에 그러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법원은 이상의 어느 하나의 이유만으로도 테슬라 측의 청구를 배척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테슬라 측은 이 판결에 불복하여 현재 델라웨어주 대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4. 시사점
위 두 판결은 지배주주 개인과 회사와의 계약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지배주주가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우리나라에서 참고할 부분이 많은 판결입니다. 델라웨어주 법원은 지배주주와의 거래는 MFW 기준(상세는 첫번째 이슈소개 참조)이 충족되지 않는 한 완전한 공정성 기준(entire fairness)에 따라 심사된다고 밝힌 후, 2018년 보상안을 승인한 보수위원회의 이사들은 머스크로부터 독립적이지 않았으며, 주주에 의한 승인도 충분한 정보(fully informed)에 기반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MFW 기준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이사들은 2018년 보상안을 승인한 과정과 그 보상액이 테슬라 및 그 전체주주에게 완전히 공정하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을 부담하나, 법원은 이사들이 그 증명을 다하지 못하였다고 판단하여, 머스크의 지배주주로서의 신인의무 위반 및 기타 이사들의 신인의무 위반을 인정하고 2018년 보상안의 취소를 명하였고, 이는 사후적인 추인으로도 치유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미국 델라웨어주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어떠한 판결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연재>
- 미국의 이른바 MFW 기준(MFW 판결과 Match 판결)
- 이익충돌거래에 관한 델라웨어주 일반회사법 §144의 전면 개정
-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에 대한 스톡옵션 부여 관련 판결
- Unocal 판결과 Blasius 판결
- 기업인수에 관한 일본의 최근 판결례와 soft law
1 머스크는 테슬라에서 고정적인 급여 없이 스톡옵션에 기초한 보수를 받았고, 2018년 스톡옵션 이전인 2009, 2012년에도 각각 스톡옵션을 받았습니다.
2 Tornetta v. Elon Musk, et al., No 2018-0408-KSJM. 피고들은 이 판결에 대해 불복하여 현재 델라웨어주 대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3 본 판결문은 201페이지에 달하는 장문으로, 판결문은 크게 사실관계에 관한 I장과 법적 분석에 관한 II장으로 구성됩니다. I장은 사실관계를 서술한 것으로 전체 판결문의 절반을 차지하는데 보수결정과정에 대해 매우 자세하게 소개하고, 특히 이사회의 구성과 개별 이사들과 머스크와 관계에 대해서도 매우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하에서는 II장의 4가지 법적 쟁점에 관한 판단 위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4 이 사건 이후 개정된 델라웨어주 일반회사법에 의하면 지배주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1/3 이상의 지분이 요구됩니다.
5 Tornetta v. Musk, 2024 WL 4930635 (Del. Ch. Dec. 2., 2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