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5. 9. 25. 선고 2025다213424 판결)


1. 사안 및 쟁점

피고는 의약품 연구·개발, 제조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피고는 청소·미화, 시설관리, 보안관리, 차량관리 등 업무에 관하여 협력업체와 용역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들은 위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로 피고의 공장에서 야간클리닝 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 원고들은 제1심에서 (i) 주위적 청구로 위장도급에 따른 묵시적 근로관계의 존재를 이유로 근로자지위확인을 청구하거나, 근로자파견관계 성립을 이유로 파견법에 따라 근로자지위확인을 청구하였고, (ii) 예비적 청구로 파견법에 따른 고용의 의사표시를 청구하였습니다.

 

2. 법원의 판단

[원심] 제1심은 원고들의 묵시적 근로계약관계 성립 주장은 배척하였으나, 근로자파견관계 성립 주장은 인정하면서 고용의사표시 청구를 인용하였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원심)에서는 근로자파견관계 성립을 부정하고, 제1심판결을 파기하였습니다.  주요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 피고가 원고들에게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볼 수 없음. 특히 SOP(Standard Operating Procedure, 표준작업지침서)에 기재된 야간클리닝 업무 시 준수하여야 할 업무 내용과 절차 등은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를 준수하기 위한 객관적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아야 함.
  • 원고들이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없음.  피고 근로자들과 원고들이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과 목적은 본질적으로 다르며, 서로 대체 가능한 업무라고 볼 수 없음. 피고 직원들과 원고들이 공동으로 작업을 수행하였다거나, 양자의 업무가 혼재되어 있었다고 평가하기도 어려움.
  • 협력업체는 자체 취업규칙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원고들과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등 소속 근로자의 채용, 근로조건 결정, 근태관리 등에 대한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음.
  • 야간클리닝 업무는 업무 범위가 구체적으로 한정되어 있고, 피고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명확하게 구별됨. 또한 해당 업무는 일반적인 미화·청소와 구분되는 전문성과 기술성이 인정됨.  피고 직원들의 업무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순하더라도, 전문성이나 기술력 없이 단순 업무만을 반복한 것으로 볼 수 없음.
  • 협력업체는 미화업무 등 위탁업무 수행에 필요한 도구와 장비 등 유형자산을 자체적으로 보유∙관리하였으며, 자체 비용으로 피고 회사 사무동 일부를 임차하여 사용함. 피고가 도급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한 협조 차원에서 야간클리닝 업무에 사용되는 물품이나 도구를 일부 제공한 것을 이례적이라고 볼 수는 없음.

[대법원] 대법원은 원고들의 상고에 대하여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을 하였습니다.

 

3. 의의

위 판결은 제약·바이오 등 고도화된 제조 환경에서의 도급·파견 판단기준을 구체화한 사례로서,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와 같은 국제적인 규제 체계상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SOP(표준작업지침서)의 준수나 그에 따른 관리·감독을 곧바로 불법파견의 근거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