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 및 쟁점

[징계 경위] 피고는 환경시설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 등을 조합원으로 하는 전국 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입니다. 원고는 A회사 소속 근로자로 피고의 송파지부의 지부장이었습니다. 피고는 당시 피고의 위원장을 탄핵∙제명하는 결정을 하였는데, 이에 대해 원고는 여러 차례 피고 중앙집행위원회의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 피고 지도부를 비판하고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게시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는 반노조적인 행위라며, 송파지부에 대해 징계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성명서를 게시하였습니다.

피고는 2024. 5. 17. (i) 중앙지도부에 대한 거짓 비방글을 중앙집행위원회에 전파한 행위(‘제1징계사유’), (ii) 피고가 원고에게 임시지부장회의 및 중앙집행위원회 회의의 출석을 요청하였음에도 불출석한 행위(‘제2징계사유’)가 피고 규약에 반한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정권 1년의 징계처분을 하였습니다. 원고는 2024. 5. 30. 피고에게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2024. 6. 19. 재심신청을 기각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방으로 하여 법원에 징계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송파지부의 조직 변경] 한편 송파지부는 2024. 4.경, 소속 조합원 100% 찬성으로 기존의 피고 산하 지부에서 산업별 노동조합인 K노동조합의 송파지부로 조직형태 변경을 결의하였고(이하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 이후 다시 A사의 기업별 노동조합인 C노동조합을 설립하였으며, 원고는 위 K노동조합 송파지부 또는 C노동조합의 위원장이 되었습니다. 다만, 송파지부는 피고 중앙집행위원회에는 '피고를 탈퇴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문을 전달했습니다.

A회사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개시하자, 원고는 ‘C노동조합 위원장’ 명의로 ‘과거 피고의 송파지부였으나 독자적인 교섭권이 존재하는 독립노조로 기존노조의 동일성을 유지한 조직형태변경을 하였으므로, C노동조합이 교섭창구 단일화에 참가한다’는 내용으로 독자적인 교섭 참가를 신청하는 한편, 피고에게는 “송파지부가 기존에 청산되었던 기업노조에 관하여 노조설립 재신고를 함에 동시에 피고 산하의 송파지부로 활동하고 있다”면서, 송파지부와 상의 없이 피고가 행사하려던 교섭요구를 철회해 달라는 요구를 하였습니다. 그러자 피고는 2024. 6. 20. 송파지부에게 ‘피고는 송파지부가 주장하는 교섭요구 철회는 거절하며 피고가 할 수 있는 교섭은 진행할 것’이라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이후 피고는 2024. 7. 30. 원고를 비롯한 송파지부 조합원들에게 (i) 원고는 노동조합 규약을 위반하여 징계 중이고, (ii) 송파지부 지도부는 4개월째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도 불참했으며, (iii) 송파지부 조합원 전체가 조합비를 납부하지 않고 있고, (iv) C 노동조합으로의 조직형태 변경은 피고의 조합원이 아님을 뜻하는 것이므로 원고는 피고의 조합원 자격을 상실하였다고 통보하였습니다.

이에 원고 등은 당일 체납된 조합비를 전액 납부하며 피고에게 조합원 자격상실에 관한 근거 제시를 요구하였습니다. 피고는 다음 날 “체납된 조합비를 납부하더라도, 이미 조직형태 변경을 통해 피고의 지위를 부정한 이상 조합원 자격은 상실되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습니다.

피고는 2024. 12. 23. 규약을 개정하면서 (i) 임금을 지급받음에도 3개월 이상 조합비를 납부하지 않는 경우, (ii) 타 노동조합으로 조직형태 변경을 했을 경우, (iii) 기타 노동조합에 이중으로 가입하였을 경우를 각 조합원 자격의 자동 상실 사유로 정하였습니다.

[쟁점] 이 사건의 주된 쟁점은 노동조합의 조직형태 변경으로 원고가 피고의 조합원 지위를 상실하였는지, 이에 따라 징계의 무효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존재하지 않게 되었는지 여부였습니다(징계의 정당성에 관한 쟁점은 생략).

 

2. 법원의 판단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조직형태 변경으로 원고가 피고의 조합원 지위를 상실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8호와 제2항 규정은 노동조합법에 따라 설립된 노동조합을 그 대상으로 삼고 있으나,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부∙분회∙지회 등의 하부조직(이하 ‘지회 등’)이라고 하더라도 독자적인 단체교섭과 단체협약체결 능력이 있어 기업별 노동조합에 준하는 실질을 가지고 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기업별 노동조합과 유사한 근로자단체로서 독립성이 인정되어 법인 아닌 사단이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총회의 결의를 통하여 그 소속을 변경하고 독립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전환할 수 있음(대법원 2016. 2. 19. 선고 2012다96120 전원합의체 판결).
  • 조직형태 변경결의가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조직형태 변경은 '집단적·단체적 현상'으로 볼 수 있는데,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탈퇴하는 것은 개별 근로자에게 전속된 권리이기 때문에 개별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노동조합의 집단적 가입·탈퇴 결의로 개별 근로자의 노동조합의 가입∙탈퇴가 결정된다고 보기 어려움.
  • 원고는 피고의 조합원 지위를 상실하지 않았음. 구체적인 근거는 아래와 같음.
    (i) 송파지부가 A회사 근로자들만으로 구성된 것으로 보이나 독자적인 규약 등을 가지고 운영되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어 조직형태 변경결의가 무효라고 볼 여지가 있는 점
    (ii) 조직형태 변경결의가 유효하더라도, 송파지부 소속 근로자는 피고 조합원의 지위도 가지는데 해당 지위가 단체법적 조직형태 변경으로 당연히 소멸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iii) 조직형태 변경결의에 찬성한 근로자가 개인적인 조합원 자격에서도 피고를 탈퇴하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때에는 피고 조합원 지위도 상실한다고 볼 수 있으나 원고는 피고에게 탈퇴할 의사가 없음을 명시한 점
    (iv) 조합비 미납은 징계사유가 될 수 있으나 묵시적 탈퇴의사로 볼 수 없는 점
    (v) 피고의 2024. 12. 23.자 개정규정은 개정 통과일로부터 시행되는 이상 해당 규정을 소급적용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3. 의의

고용노동부는 ‘특정 사업(장) 근로자들의 노동조합 조직형태 선택은 당해 사업(장) 근로자들의 집단적 결의에 따라야 한다’는 행정해석(노조 68107-598, 2001. 5. 25.)을 통해 결의에 반대한 조합원도 기존 노동조합 소속을 상실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지부 총회의 산업별 노동조합 탈퇴 의결을 조직형태 변경 결의로 볼 수 있는지와 관련하여, 산업별 노동조합의 산하 조직에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조직형태를 변경하는 경우 산업별 노동조합에서 탈퇴한다는 것을 전제하는 것으로 해석하고(노조 68107-72, 2002. 1. 24.), 조직형태 변경 결의가 이루어지면 개별 조합원은 기존 조합의 조합원 지위를 당연히 상실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대상판결은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과 달리, 산업별 노동조합의 산하 조직에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조직 형태를 변경하더라도 그 조합원은 산업별 노동조합의 조합원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