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

E사는 선박건조 및 수리판매업을 영위하는 법인입니다. E사 소속 근로자(이하 ‘재해근로자’)는 2021. 2. 5. 9:00경 E사 조선해양사업부 외판 배열 작업장 인근에서 외판 용접 작업을 위해 이동하던 중 외판 받침대에서 무게중심을 잃고 떨어진 외판에 협착되어 두부 손상 등으로 사망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① E사 조선해양사업부 대표 겸 안전보건관리책임자, 작업현장 안전관리책임자 및 현장 작업자는 외판 고정 작업 중 낙하 방지 조치를 취하지 않고 중량물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외판 인근에서 재해근로자가 작업 중이었음에도 이를 제대로 살펴보지 않은 업무상 과실을 이유로(업무상과실치사의 점), ② E사 및 E사 안전보건관리책임자는 동일한 내용의 안전조치의무 위반을 이유로(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으로 각 기소되었습니다.

 

2. 법원의 판단

[제1심 및 원심] 제1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고, 특히 E사 안전보건관리책임자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E사에 대하여는 벌금 2천만원을 각 선고하였습니다. 검사와 피고인들이 모두 항소하였으나, 항소심은 이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원심판결 이유 요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1) E사 및 E사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의 안전조치의무 위반 관련

  •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4조 제2항은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이 있는 경우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출입금지구역의 설정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음.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목적과 관련 규정이 사업주에게 안전∙보건조치의무를 부과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위 규칙은 사업주로 하여금 작업 중인 장소뿐만 아니라 인근 작업장을 통틀어 중첩적·보완적으로 물체의 낙하로부터 근로자의 안전을 보호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고 해석하여야 함. 이를 재해근로자가 ‘근로 중인’ 작업장, 즉 용접작업장에 한정하여 해석할 근거는 없음.
  • 판계작업은 중량물의 권양∙조정∙구속 작업이 필연적으로 수반되고 낙하 가능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외판도 존재하므로, 출입금지구역의 설정이나 외판받이빔 설치 등의 보완조치가 요구됨. 그럼에도 이 사건 판계작업 당시 인근에 출입금지 표지판 등 바리케이트가 설치되었거나 외판 하부에 대한 출입 통제가 완전히 실시되었다고 보기 어려움.

(2) 현장 안전관리책임자 및 작업자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관련

  • 이 사건과 같은 재해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외판 낙하 방지용 클램프를 해체하기 이전에 미세조정을 실시하여야 하나, 피고인들은 표준화된 작업방식 없이 구전된 비일률적 방법과 경험에 의존하여 미세조정 작업을 진행하였음.
  • 이 사건 사고에 재해근로자의 행위가 개입되었다고 하더라도, 판계작업 당시 현장 작업자가 인근 1m 거리에서 용접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인지한 이상 통상 예견 가능한 범위에 있었다고 보아야 함.

[대법원] 대법원은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확정하였습니다.

 

3. 의의

본 판결은 산업안전보건 관계법령상 사업주가 단순히 작업이 이루어지는 해당 장소에 한정되지 않고 인접한 작업장까지 포함하여 물체 낙하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할 중첩적∙보완적 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사례입니다. 법원은 특히 중량물 작업이 수반되는 현장에서 표준화된 작업절차에 따른 교육∙지휘, 위험 발생 가능성을 고려한 최소한의 보완조치, 그리고 작업계획서의 작성과 이행이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필수적임을 강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