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 및 쟁점

원고는 전국 백화점, 면세점 등 온∙오프라인 유통매장에서 판매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직 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산업별 노동조합입니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국토교통부 산하 법인으로 공항 국내선 출발장 1개소와 항만 매장 2개소에서 지정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참가인은 해외 유명 화장품 업체 등과 체결한 상품 매입거래계약에 따라 공급받은 화장품 등을 참가인 운영 면세점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실제 판매∙영업 업무는 해당 업체 또는 이들과 공급∙판매대행계약을 체결한 업체(이하 ‘이 사건 입점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판매사원들이 참가인 면세점 내 각 매장에 파견되어 수행하고 있으며, 이들 판매사원들은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입니다.

한편 원고는 2023. 1. 30.부터 참가인을 상대로 총 다섯 차례에 걸쳐 ① 함께 쉬는 휴일∙휴식, ② 고객응대노동자 보호매뉴얼 일원화 및 노사공동 제정∙시행, ③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시설물 확충∙보강 및 실질적 이용 보장이라는 3가지 의제(이하 각각 ‘제1의제’, ‘제2의제’, ‘제3의제’, 통틀어 ‘이 사건 각 의제’)가 포함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나(이하 ‘이 사건 단체교섭 요구’), 참가인은 이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원고는 2023. 10. 10. 참가인이 이 사건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이 단체교섭 거부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제기하였는데, 제주지방노동위원회는 이를 기각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습니다.

 

2. 법원의 판단

서울행정법원은 참가인이 이 사건 각 의제와 연관된 원고 조합원들의 일부 근로조건에 관한 실질적 지배력을 직접 가지거나, 일부 근로조건에 관하여는 최소한 원사업주인 이 사건 입점업체와 중첩적으로 가진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참가인이 이 사건 각 의제에 관하여 노동조합법상 사용자로서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주요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실질적 지배력 유무 판단 방법]

  • 이 사건 입점업체는 각각의 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구성, 판매전략, 가격 설정 등에 관하여 독자적인 결정권을 행사하고 있어, 참가인이 이 사건 입점업체와의 관계에서 일반적인 도급계약에 기초한 원∙하청 관계에 준하는 정도로 거래상 우월적인 지위에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움.
  • 그러나 실질적 지배력의 유무는 참가인과 이 사건 입점업체 및 원고 조합원 사이에 형성된 노무제공관계의 전체적인 모습에 기초하여 참가인의 거래상 명백한 우월적 지위 유무에 따라 획일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 각 의제와 연관되는 각각의 근로조건별로 따로 판단하여야 함.

[제1의제 - 함께 쉬는 휴일∙휴식]

  • 참가인 면세점의 영업일 및 영업시간의 지정∙변경은 원고 조합원들의 근무일 및 근무시간 관련 근로조건에 적어도 일정한 수준의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며, 이는 이 사건 입점업체가 아니라 참가인이 전적으로 결정하고 있음.

[제2의제 - 고객응대노동자 보호매뉴얼 일원화 및 노사 공동 제정∙시행]

  • 판매사원들이 고객응대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위험은 단순히 상품 관련 불만 등의 유형으로만 한정되지 않고, 폭언, 폭행 등의 위협으로 물리적인 보호 조치가 필요한 경우나, 개별 매장과 관계된 불만이 아니어서 참가인 면세점 측의 직접적인 대응이 필요한 경우까지 포함됨.
  • 참가인이 원고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고객응대 커뮤니케이션 및 고객불만 예방 등을 위한 서비스교육 등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참가인은 원고 조합원들이 수행하는 고객응대 업무 체계에 관하여 일정한 규율과 지침을 부과하고 그 이행을 사실상 감독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음.

[제3의제 -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시설물 확충∙보강 및 실질적 이용 보장]

  • 상품 판매 업무에 관한 판매사원들의 노무제공은 다면적 관계에 기초하여 구조적으로 참가인의 사업체계에 직접 편입되어 있음. 또한 참가인 면세점은 상품 판매라는 노무를 제공하는 원고 조합원들에게 근로제공의 현장에 해당함.
  • 참가인 면세점 내의 시설 관리에 관한 사항은 이 사건 입점업체가 아닌 참가인이 지배∙결정하는 영역에 있으며, 이는 참가인이 원고 조합원들에게 고객용 시설물의 이용을 원천적으로 금지하였는지 및 위반 시 제재를 가하고 있는지 등과는 아무런 직접적인 관계가 없음.

 

3. 의의

본 판결은 서울행정법원 2025. 10. 30. 선고 2024구합72896 판결과 같은 취지로, 면세점 운영사가 입점업체 소속 판매사원의 일부 근로조건에 관하여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사례입니다. 이른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의 본격적인 시행을 약 3개월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유사 사안에 대한 하급심 및 상급심 판례 동향을 지속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