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0다270947, 2020다270954(병합) 판결]
 

1. 사안

원고들은 피고 공사와 고속도로 안전순찰 업무 등을 위탁받는 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한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들로, 각 담당 고속도로 구간에서 안전순찰 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구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하였음을 이유로 고용의 의사표시를 청구하고, 피고가 직접고용의무를 불이행하였음을 이유로 취업규칙 등에 의한 기준임금, 연차휴가미사용수당 등 각종 수당, 퇴직금 상당액에서 외주사업체로부터 지급받은 금액을 뺀 차액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2. 대법원의 판단

원심(항소심)은 이 사건 용역계약이 파견법상 근로자파견관계에 해당하여 피고에게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불이행한데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수긍하면서도, 손해배상책임 범위와 관련하여 심리미진을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구체적인 판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가. 임금대장이 없는 원고들의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부분

[법리] 파견법에 따라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하였으나 사용사업주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면 사용사업주에 대하여 근로를 제공한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할 때까지의 임금 등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직접고용의무 발생 후 사용사업주에 대한 근로제공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도 파견근로자는 근로의 미제공이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것임을 증명하여 해당 기간 동안 계속 근로를 제공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등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24. 3. 12. 선고 2019다223303, 223310(병합) 판결 참조].

[판단] 일부(제6유형) 원고들은 손해배상 청구기간 중 일부 기간에 대하여는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으로 근로를 제공하였음을 증명하는 자료(임금대장, 급여이체 내역 등)를 제출하지 않았고, 제출되지 않은 기간이 수개월에 달하는 원고들도 있다. 이러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기간은 해당 원고들이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기간에 대하여 해당 원고들의 근로제공 사실이 인정되는지, 그렇지 않다면 원고들이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 피고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것인지를 살피지 않고 해당 원고들의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를 인용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액 산정 등에 관한 법리 오해, 심리미진으로 인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나. 연차휴가미사용수당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부분 

[법리] 연차휴가미사용수당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파견근로자는 손해배상의 일반원칙에 따라 손해를 증명하여야 한다.  (중략) 다만 연차휴가사용 촉진제도가 실시되고 있고, 관련 근거규정의 내용, 대상이 되는 근로자의 범위, 시행 실태 등을 비롯한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파견근로자가 직접고용되었을 경우 위 제도에 따라 사용사업주로부터 사용촉진을 받았을 것과 그럼에도 자발적으로 휴가를 사용하지 않았을 것임이 분명히 인정되는 경우에는 파견근로자는 연차휴가미사용수당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9다279283 판결 참조).

[판단] 미사용 연차휴가일수는 원칙적으로 원고들이 증명하여야 하지만, 피고 사규상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을 일단 발생한 연차휴가일수대로 전액 지급한다는 전제 하에 피고가 소속 직원의 연차휴가 사용일수를 증명하여 그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제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가 연차휴가 사용일수를 증명하지 못하는 한 발생일수에 해당하는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을 손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단은 정당하다.

그러나 원심은, 피고 사업장에서 현장직 안전순찰원 또는 실무직에게 연차휴가사용 촉진제도가 실제로 시행되었는지 여부, 시행 기간 및 위 근로자들이 연차휴가 사용촉진을 받았는지, 위 근로자들이 자발적으로 휴가를 사용하지 않았는지를 비롯한 그 시행 실태 등을 살펴봄으로써 원고들이 피고에 직접 고용되었다면 피고로부터 사용촉진을 받았을 것과 그럼에도 자발적으로 휴가를 사용하지 않았을 것임이 분명한지를 심리하여 그에 따라 연차휴가미사용수당 상당의 손해를 인정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원고들이 외주사업체에서 연차휴가를 실제 사용하였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이 피고에게 있다는 이유만으로, 연차휴가 발생일수에 해당하는 연차휴가미사용수당 상당액을 그대로 손해로 인정하였으므로,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액의 산정 및 연차휴가사용촉진의 효력 등에 관한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다. 퇴직금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부분

[판단] 원심은 피고가 2019. 1. 1. 직접 고용(이하 ‘이 사건 채용’)한 원고들의 경우 피고와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지 않아 퇴직금 청구권의 발생 요건이 충족되지 않은 이상 원고들이 퇴직금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퇴직금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채용은 신규채용으로 볼 여지가 있고, 그렇다면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 발생일부터 이 사건 채용 전까지의 기간’은 원고들이 장래에 피고로부터 퇴직하여 퇴직금을 산정할 경우 계속근로기간에 포함될 수 없으므로, 위 기간에 대한 퇴직금 상당액은 원고들의 직접고용청구권의 포기 및 이 사건 채용에 의해 손해로 확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원심은 이 사건 채용 시 원고들이 파견법에 따른 직접고용청구권을 장래를 향해 포기하고 2019. 1. 1.부터는 피고와 근로관계를 새롭게 설정한 것인지 등을 심리하여 만일 그러한 사정이 인정된다면 직접고용의무 발생일부터 2018. 12. 31.까지를 계속근로기간으로 하는 퇴직금 상당액을 원고들의 손해로 인정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를 배척한 원심의 판단에는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퇴직금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권의 발생 요건 등에 관한 법리오해, 심리미진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의의

위 대법원 판결은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사실관계에 대한 증명책임이 그 손해를 주장하는 근로자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설시하였습니다.  또한 손해배상금 산정에 있어 청구기간 중 실제 근로제공 여부, 근로 미제공이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기인한 것인지 여부, 연차휴가사용촉진 제도의 실시 여부와 실태, 근로자들이 신규채용으로 인해 직접고용청구권을 포기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등이 구체적으로 심리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