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2025. 11. 27. 선고 2025누6682 판결]
1. 사안
원고 회사는 주류 도매업을 영위하는 외국계 회사의 국내법인입니다. 피고보조참가인 B노조(이하 ‘참가인’은 원고 근로자를 가입대상으로 설립된 노동조합으로, 조합원 수는 약 38명입니다.
원고와 참가인은 2015. 12. 3. 유효기간을 2015. 7. 1.부터 2017. 6. 30.까지로 하는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단체협약에는 원고가 참가인이 필요로 하는 사무실(서울 사무소 1, 이천 공장 사무소 1), 시설 및 집기 등의 이용 편의를 무상 제공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원고는 참가인에게 약 20년 이상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였고, 단체협약이 실효된 이후에도 기존 사무실을 계속 사용하도록 하였습니다. 한편 이 사건 단체협약은 2017. 6. 30. 만료되었는데, 원고와 참가인은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하였고, 이후 단체협약 효력 갱신 조항을 통해 단체협약의 효력을 연장해 오다, 2021. 3. 24. 원고가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하여 2021. 9. 24.경 실효되었습니다.
원고는 2022년 본사 사옥을 이전하면서 참가인에게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았고, 2023. 10. 31. 약 3평 넓이의 사무실을 제공하였습니다. 참가인은 신사옥에서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은 행위 등이 부당노동행위라며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지방노동위원회 및 중앙노동위원회는 사무실 미제공에 대해서만 부당노동행위임을 인정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에 대해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법원의 판단
제1심과 대상판결은 모두 원고의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 거부의 합리적 이유가 없고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넉넉히 인정된다고 보아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였습니다. 구체적인 판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노동조합 사무실 미제공
- 노동조합 사무실의 중요성: 노동조합 사무실은 노동조합이 정상적으로 존재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노동조합 사무실의 제공 여부는 노동조합의 존폐와 직접 연결된다. 따라서 만약 노사 간에 체결된 단체협약이나 사업장 내의 취업규칙, 노동관행 등으로 인하여 노동조합 사무실을 노동조합에게 무상으로 제공해온 사업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을 거부하거나 해태·지연하는 경우에는 필연적으로 노동조합의 활동이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이러한 사용자의 행위는 노동조합의 단결을 저해하는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 노동조합 사무실을 반환해야 하는 사유 부존재: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기존 사무실 제공은 민법상 사용대차로서, 반환기간 약정이 없는 한 (i) 계약이나 목적물의 성질에 의한 사용 수익이 종료한 때 또는 (ii) 사용 수익에 족한 기간이 경과하여 대주가 계약을 해지한 때에 반환하도록 되어 있다(민법 제613조).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을 포함하는 단체협약 이 해지되어 실효되었다 하더라도 그 사유만으로 당연히 반환 사유인 사용수익의 종료 또는 사용수익에 족한 기간의 경과가 있다고 할 수 없고, 특히 그 반환을 허용할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만 그 사무실의 명도를 구할 수 있다(대법원 2002. 3. 26. 선고 2000다3347 판결 참조). 참가인이 원고에게 기존 사무실을 인도한 것은 신사옥 이전으로 불가피하게 점유를 이전한 것이지 계약이나 목적물의 성질에 의한 사용 수익 종료 또는 사용 수익에 족한 기간 경과 후 원고의 해지에 따라 목적물을 반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 원고는 사무실 제공의사 없음을 명시함: 원고는 신사옥 이전 후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한 능력이나 여건이 충분하였지만 참가인의 사무실 요구에 대하여 물품보관장소를 임시로 제공하고 단체협약 이후에 사무실을 제공하겠다고 하였다.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는 단체협약이 8년간 체결되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으므로 원고는 단체협약 체결 이전에는 사무실 제공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2) 부당노동행위 의사 존재
- 20년간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했으나 그 종료사유가 될 수 없는 본사 사옥 이전을 계기로 상당기간 사무실을 합리적 이유 없이 제공하지 않았고, 참가인은 업무수행 공간이 없는 상태로 조합활동을 할 수밖에 없어 단결권이 실질적으로 침해되었다.
- 원고와 참가인은 단체협약 체결이 되지 않아 상호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이어서 사무실 제공을 거부할 이유가 충분히 존재했다.
- 회사 공간 사용을 용인하였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지배∙개입 의사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고, 2023. 10. 1. 사무실을 제공하였더라도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와 무관하다.
3. 의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제81조 제4호는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최소한의 규모의 노동조합사무소의 제공’은 예외로 두고 있습니다. 위 판결은 오랜 기간 단체협약을 통해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해 왔으므로, 단체협약의 실효나 사옥 이전과 같은 사정만으로는 기존의 사용대차 관계가 당연히 종료되지 않는다고 보고, 사옥 이전 후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고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