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2026. 1. 30. 선고 2024나2034031 판결]
1. 사안 및 쟁점
피고는 철강제조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OO제철소 및 □□제철소(이하 ‘피고 제철소’) 등을 운영하고 있고, 피고 제철소는 원료 투입부터 최종 철강제품 출하까지 전 공정이 하나의 제철소 내에서 이루어지는 일관제철 공장입니다. 피고는 외주업체들(이하 ‘이 사건 각 협력업체’)들과 각 협력작업계약(이하 ‘이 사건 협력작업계약’)을 체결하고 제철소 내 일부 업무를 협력업체에 위탁하였습니다.
원고들은 이 사건 각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로서 크레인 운전, 가스절단, 하역, 포장 등의 작업을 수행하였습니다. 원고들은 피고와 협력업체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각 협력작업계약이 실질적으로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또는 고용의 의사표시를 구하였습니다.
2. 법원의 판단
제1심은 모든 지원업무에 대하여 근로자파견관계의 성립을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은 각 업무의 내용에 따라 근로자파견관계 성립 여부를 달리 판단하였습니다. 즉 법원은 포장작업 이외의 다른 작업을 수행한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근로자파견관계를 인정하였으나 포장작업을 수행한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이를 부정하였습니다. 법원이 포장작업에 관하여 근로자파견관계의 성립을 부정한 주요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는지 여부]
- 협력업체 업력 및 작업표준서 개정 경위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작업표준서와 작업사양서의 작성 및 변경에 협력업체의 기술, 경험, 의견이 상당 부분 반영되었을 것으로 보임.
- MES를 통한 포장규격의 전달을 구속력 있는 업무지시라고 보기 어려움.
- 검수 과정에서의 연락이나 재포장 요구는 예외적·품질 확인 차원의 조치에 불과하여 이를 근로자파견의 지휘·명령 근거로 보기는 어려움.
[원고들이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는지 여부]
- 포장라인의 구조상 포장작업은 선행공정의 차질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았고,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작업속도를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었음.
- 피고 소속 근로자 중에는 포장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전혀 없었으며,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근무장소 및 사무실 등은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있었음.
[협력업체가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는지 여부]
- 협력업체는 독자적으로 취업규칙을 마련하여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를 채용, 배치하고, 지휘체계를 통해 관리∙감독하며, 징계, 승진, 인사평정 등에 관한 인사권을 행사하고 있었음.
- 작업사양서로 표준인원을 정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일반적 작업배치권을 행사하였다고 보기 어려움.
3. 의의
본 판결에서는 동일한 사업장 내에서 여러 협력업체에게 일부 작업을 도급한 경우 각 도급 업무 별로 원청의 생산공정에 얼마나 밀접하게 통합되어 있는지, 원청의 지휘·명령이 어느 정도로 구체적·직접적으로 행사되고 있는지, 그리고 협력업체가 노무 관리의 실질적 독립성을 갖추고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 업무별로 근로자파견관계 성립 여부를 면밀하게 구분하여 판단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