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부동산 소유자 A는 2003. 4. 18. 대상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이후 2021. 4. 27. B와 해당 부동산에 관하여 A를 위탁자 겸 수익자로 하고 B를 수탁자를 하는 부동산 관리신탁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계약 체결 직후인 2021. 4. 28. A는 자신이 사내이사로 재직 중인 대상사건 법인과 부동산에 관한 위탁자 지위를 양도대금 10만원에 이전하는 제1변경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어 대상사건 법인은 다시 2021. 5. 3. 원고와 해당 위탁자 지위를 다시 양도대금 10만원에 양도하는 제2변경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러한 신탁계약 및 각 변경계약에 따라 2021. 5. 13. 수탁자인 B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와 신탁등기가 마쳐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신탁원부상의 위탁자 명의 또한 A에서 대상사건 법인으로, 이어 최종적으로 원고로 각각 변경되었습니다.
이에 대하여 과세관청은 구 지방세법1 제7조 제15항에 근거하여, 위탁자 지위를 최종 이전받은 원고가 해당 부동산을 무상으로 취득한 것으로 보아 원고에게 취득세 등을 부과하였습니다.
본 판결의 쟁점은 수탁자에게 실질적인 관리·처분권이 부여되지 않은 신탁을 신탁법상 유효한 신탁으로 볼 수 있는지와 그에 기초한 위탁자 지위 이전을 취득세 과세대상인 실질적인 부동산 취득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2. 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계약 명칭이 '신탁계약'이더라도 대내적으로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어 있고 수탁자의 관리·처분권이 사실상 박탈된 정도라면 이는 신탁법상 신탁에 해당하지 않으며, 신탁의 유효성은 신탁법의 취지, 당사자들이 계약을 체결한 동기, 신탁관계인으로서의 권리·의무의 내용, 계약의 이행과정 등의 실질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2
대상사건의 신탁계약은 부동산의 등기부상 소유권 명의만을 수탁자 명의로 변경·관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고, 수탁자가 부동산에 대해 아무런 실질적 권한이 없었으며 보수조차 지급되지 않았음을 대법원은 지적하였습니다. 반면, 최초 위탁자이자 수익자인 A는 언제든 재산을 회수하거나 처분할 수 있는 궁극적인 권한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비추어 대법원은 대상사건의 부동산 처분권한은 신탁계약 체결 이전과 마찬가지로 A에게 궁극적으로 유보된 것이며 대상사건의 신탁계약은 신탁법상 신탁에 해당하지 않고 오히려 그 체결 동기가 조세회피의 목적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대법원은 대상사건 신탁계약을 통해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 명의만이 이전되었을 뿐 관리·처분의 권한과 의무가 수탁자에게 적극적·배타적으로 부여되지 않아 실제로는 명의신탁에 불과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부동산실명법에 따라 대상사건의 신탁계약은 무효이고, 이를 전제로 이루어진 원고의 위탁자 지위 승계 역시 유효하지 않다고 대법원이 판시하면서 원고의 지위 취득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3. 시사점
대상판결은 취득세 부과처분이 적법하지 않다는 판단이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해당 신탁 자체가 명의신탁으로서 무효라는 대법원의 엄중한 판단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취득세 절감이라는 이익보다, 부동산실명법 위반에 따른 거액의 과징금과 형사처벌 리스크가 더 클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조세회피만을 목적으로 설계된 지위 변경계약은 부동산실명법 위반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부동산실명법에 따라 부동산 가액의 최대 30%에 달하는 과징금3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명의신탁자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4, 명의수탁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5에 처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계약서 명칭을 ‘신탁계약’으로 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고 해서 신탁의 효력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수탁자가 단순히 명의만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해당 자산을 관리·처분할 수 있는 실질적 권한을 계약서에 명시하고 실제로도 행사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경제적 합리성이 없는 거래는 명의신탁의 강력한 증거가 되므로 합리적인 보수체계도 설정되어 있는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1 2021. 12. 28. 법률 제186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2 대법원 2026. 1. 8. 선고 2025두34929 판결 참조.
3 부동산실명법 제5조 제1항 제1호.
4 부동산실명법 제7조 제1항 제1호.
5 부동산실명법 제7조 제2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