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1

원고 M사는 플랫폼 사업을 하는 다국적그룹인 M그룹의 아일랜드 법인입니다. M사는 우리나라 광고주들에게 플랫폼 내 광고를 제공하고 광고료를 받았습니다. M그룹의 국내 현지법인인 K사는 2010년 원고와 원고의 한국 내 사업을 돕기 위한 광고 판매 및 마케팅 서비스계약을 맺고 원고로부터 수수료를 받았습니다. 국세청은 원고가 K사의 국내 사업장과 직원을 통해 국내 광고주들에게 광고를 판매하는 등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두고 있다고 보아 직권으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광고 판매소득에 대해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매겼습니다. 쟁점은 K사를 원고의 고정사업장으로 간주할 수 있는가 또는 K사의 존재와 활동 탓에 원고가 우리나라에 고정사업장을 두었다고 간주할 수 있는가입니다. 

원고의 주장은 K사의 사업장은 K사 자신이 별도사업을 수행하는 곳일 뿐이며 원고는 그 사업장에 대한 처분이나 사용 권한이 없고 또한 K사의 업무는 판촉활동 등 예비적·보조적 활동에 불과하므로 고정사업장을 이룰 수 없다는 것입니다. 

 

2. 판결의 요지

재판부는 K사가 원고의 국내 고정사업장에 해당하지 않으며 따라서 이 사건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한·아일랜드 조세조약상 고정사업장이 성립하려면 사업 수행을 위한 물리적 장소, 해당 장소에 대한 처분·사용 권한,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 활동 수행 등이 충족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본 것입니다. 

K사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판매 및 마케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급받은 대가에 대해 법인세를 신고·납부하였으며, 플랫폼 운영에 필수적인 지식재산권과 서버 등 주요 자산은 M그룹 본사가 보유·관리하고 있었습니다. 재판부는 플랫폼의 경쟁력은 사용자 유입을 가능하게 하는 개발 및 운영에 있는데 K사는 플랫폼의 개발·운영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K사가 수행한 홍보 및 판촉 활동은 원고의 사업활동에서 본질적이고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 보조적인 활동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재판부는 이러한 점들에 근거하여 K사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제공한 용역활동이 원고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기는 하였지만 이를 곧 원고 자신의 사업활동의 일부라고 평가할 수 없고 따라서 K사를 원고의 고정사업장으로 간주하거나 K사의 존재와 활동을 이유로 원고가 우리나라에 고정사업장을 두었다고 간주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시사점

상당기간 동안 국세청은 간주 고정사업장 과세는 자제하고 이전가격 과세만 하다가 몇 년 전부터는 다시 고정사업장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일단 지금까지는 법원은 이러한 시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며 대상판결도 같은 맥락입니다. 물리적 사업장이 없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경우 단순 마케팅이나 영업 지원 활동만으로는 고정사업장으로 인정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또한, 대상판결은 플랫폼 사업의 특성을 고려하여 ‘본질적 사업 활동’의 범위를 좁게 해석하였습니다. 플랫폼의 핵심 사업인 알고리즘 개발, 서버 운영, 지식재산권 관리는 해외 본사에서 이루어지는 반면, 국내 법인이 수행하는 마케팅 지원은 사업의 예비적·보조적 활동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글로벌 기업들이 흔히 채택하는 ‘용역 수수료 정산(Cost-Plus)’ 구조가 적법한 방어 논리로 작동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국내 법인이 본사로부터 정당한 대가를 받고 그에 따른 법인세를 납부하고 있다면, 그 활동이 본사에게 경제적 이익을 준다는 이유만으로 본사의 사업활동 일부로 강제 편입시킬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한편 빅테크 기업에 대한 과세문제는 판 전체가 요동치는 중입니다. 디지털 서비스세, 우회이익세, 이런 큰 주제들이 트럼프의 관세보복 위협과 얽히면서 어디로 갈지 예측이 어렵습니다. 일단 현행 법제 하에서는 국세청의 간주 고정사업장 과세 시도를 험로에 올려놓은 것이 대상판결입니다. 납세자의 입장에서는 앞으로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지는 참말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1 서울행정법원 2026. 4. 23. 선고 2024구합52496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