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 및 쟁점
피고는 J사의 자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이거나 근로자였던 사람들입니다. 피고 사업장에는 복수의 노동조합이 있었고, 원고들은 피고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가 가입한 노동조합 지부의 조합원이었습니다.
피고의 전 대표이사 K와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장 L는 2020. 7. 24. 피고의 대표이사 사무실에서 향후 파업이 이루어질 경우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에게 평균임금의 70% 상당액을 지급하고, 파업 참여 조합원 및 파업참가일수는 노동조합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기로 하는 내용의 노사합의서를 작성하였습니다.
이후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20. 11.경부터 2021. 2.경까지 파업을 진행하였고, 원고들은 이 사건 노사합의서에 따라 파업 참여기간에 대한 평균임금의 70% 상당액을 청구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노사합의서가 대표이사의 대표권 남용에 따라 체결된 것으로서 무효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단체협약 내지 노사합의서에 대하여 대표권 남용 법리를 적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대표이사가 노동조합 지부장과 체결한 이 사건 노사합의서가 대표권 남용에 해당하여 피고에게 효력이 없는지 여부였습니다.
2. 법원의 판단
서울고등법원은 이 사건 노사합의서가 대표권 남용에 따라 체결된 것으로서 무효라고 판단하며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제1심 판단을 유지하였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단체협약이 노동조합법상 규범적 효력을 가지는 특수한 합의이기는 하나, 노사의 협약체결권자 사이의 합의로 성립한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계약적 성격을 가지므로 그 효력 판단에 있어 민법상 대표권 남용의 법리가 적용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 노사합의서는 파업 참여 조합원에게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하고, 파업 참여자와 참가일수도 노동조합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도록 하는 내용으로서 피고의 입장에서는 장래 발생할 파업으로 인한 임금지급 규모 등을 예측할 수 없었고 노사합의서에 따라 피고가 입게 되는 손해는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또한 해당 합의는 피고의 대표이사 K가 내부 검토나 임직원과의 협의 없이 지부장 L과 단둘이 있는 자리에서 작성한 것이었고, 파업 개시 전까지 노사 양측에 공개되지도 않았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이러한 노사합의서의 내용, 체결 경위, 노사합의서가 파업개시 전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사정 등을 종합할 때, K가 피고의 이익이 아니라 이 사건 노동조합 및 조합원들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대표권을 남용하였고 이 사건 노동조합도 그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이 사건 노사합의서는 피고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3. 의의
이 판결은 회사의 대표이사 등이 노동조합과 체결한 합의에 대해서도 대표권 남용의 법리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는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 노사 합의가 회사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고, 구성원과의 논의나 협의 절차 없이 체결된 경우 대표권 남용으로서 그 효력이 부정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