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 및 쟁점
원고는 공동주택관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근로자 M은 원고가 위탁관리하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기전대리 및 관리부장으로 근무하였습니다. M은 최초 입사 후 기간제 근로계약을 총 8회 갱신하였고, 이후 원고의 취업규칙상 정년이 도래하자 사직서를 제출한 뒤 촉탁계약직으로 다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원고는 위 촉탁근로계약기간 만료 무렵 M에 대한 업무적격성 평가를 실시하였고, 평가 결과가 재계약 기준인 70점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계약만료를 통보하였습니다.
M은 위 계약만료 통보가 부당하다며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M에게 기간제근로자로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며, 원고의 계약만료 통보는 합리적 이유 없는 갱신거절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정년 후 촉탁직으로 재고용된 근로자에게도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그리고 사용자가 시용근로자 평가양식을 수정하여 실시한 업무적격성 평가를 근거로 갱신을 거절한 것이 합리적인 이유 있는 갱신거절에 해당하는지 여부였습니다.
2. 법원의 판단
서울행정법원은 M에게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원고의 계약만료 통보에는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촉탁근로계약이 종전 근로관계와 단절된 신규채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M이 정년 도달을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촉탁채용원에 서명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정년 후 촉탁직 재고용을 위한 절차의 일환으로 보았습니다. 또한 이 사건 근로계약은 촉탁계약직이라는 신분, 종전 근속기간 제외 조항 등을 제외하면 기존 근로계약과 실질적으로 유사하고, M이 수행한 업무도 기존 업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M이 정년 전까지 별도 평가 없이 8차례 근로계약을 갱신하였고, 정년 이후에도 별도 평가 없이 촉탁근로계약을 체결한 점, 정년이 도래한 다른 근로자들도 대부분 재고용되거나 계약이 갱신된 점, M이 수행한 시설관리 총괄 업무가 계속 필요한 업무인 점 등을 고려하여 촉탁근로계약기간 만료에도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고 하며 갱신기대권을 인정하였습니다.
한편 법원은 갱신거절의 합리적 이유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원고는 M을 평가하면서 취업규칙에 따른 건강상태, 입주민 의견 등을 고려하지 않았고, 정년 후 촉탁직 근로자에게 적용할 평가기준이 아니라 시용근로자용 업무적격성 평가양식을 일부 수정하여 사용하였습니다. 또한 원고는 M에게 평가방법과 갱신 기준을 사전에 고지하지 않았고, 낮은 평가점수의 근거가 된 사유를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도 부족하였습니다.
이에 법원은 M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원고의 갱신거절에는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보아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의의
본 판결은 사직서를 제출한 후 촉탁직으로 재고용된 근로자라 하더라도 업무 내용, 책임, 근로조건이 기존과 유사하면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또한 사용자가 갱신거절의 근거로 평가를 실시하는 경우 그 평가의 객관성이 확인되어야 갱신거절의 합리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