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1

보험대리점업을 영위하는 원고 법인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타사 소속 보험설계사들에게 보험 모집을 위탁하고, 그 대가로 약 26억 원 상당의 모집 수수료를 지급한 뒤 이를 법인세법상 손금으로 계상하여 신고하였습니다. 과세관청은 보험업법에서 보험대리점은 다른 보험회사 등에 소속된 보험설계사에게 모집을 위탁하거나 대가를 지급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다는2 이유로 모집 수수료에 대한 손금산입을 부인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보험대리점이 보험업법을 위반하여 타사 소속 보험설계사 등에게 지급한 보험 모집 수수료가 사회질서에 위반되어 지출된 비용에 해당하여 손금불산입되는가’입니다. 

 

2. 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법인세법상 손금의 일반적 요건인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통상적인 비용'이란 동일한 종류의 사업을 영위하는 다른 법인도 동일한 상황이라면 지출하였을 비용을 의미3하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지출된 비용은 여기에서 제외되며, 수익과 직접 관련된 비용에도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하였습니다. 이러한 법리를 토대로 대법원은 다른 보험회사 등에 소속된 보험설계사와의 대가(수수료) 지급 약정이 사법상 유효한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이러한 약정에 따라 지급한 돈은 보험업법이 정한 보험 모집에 관한 기본적 질서에 정면으로 위반되는 등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지출된 것에 해당하므로 손금불산입해야 한다고 최종 판결하였습니다.

 

3. 시사점

일반적으로 행정규제 법령이 효력규정이 아닌 단속규정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에 위반된 계약을 사법상 무효로 보지는 않습니다. 효력규정과 단속규정을 어떻게 나누는지는 별론으로 하고, 대상판결은 행정규제 법령에 위반하여 지출한 비용의 경우 그 원인이 되는 계약의 사법상 효력과는 별개로 그러한 지출 행위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손금에 산입할 수 없다는 것을 새삼 밝히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 단속규정에 위반되는 지출 행위가 모두 사회질서 위반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이는 사안별로 구체적으로 따져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따라서 금융보험업 같은 규제업종에서는 행정제재 등 위반책임만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세무 리스크도 정기적으로 점검하여야 합니다.

 

1 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5두36013 판결.
2 보험업법 제83조 제1항; 제84조 제1항; 제85조 제1항.
3 법인세법 제19조 제2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