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 및 쟁점

피고는 선박건조업 및 수리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다수의 사내하청업체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피고 사업장 내에서 근로를 제공하였습니다. 원고 노동조합은 피고의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조합원으로 하는 사내하청지회를 두고 있었고, 피고에게 조합활동 보장 등 8개 사항에 관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는 자신이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계약상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교섭을 거부하였고, 이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단체교섭에 성실히 응할 것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의 범위와 관련하여 구 노동조합법 제2조가 적용되는 사안에서 종전 법리를 유지할 것인지 여부가 주요 쟁점입니다.

 

2. 법원의 판단

[원심] 원심은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사내하청업체가 독립적으로 자본과 물적 설비, 전문 인력을 보유하며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근태관리 등에 관하여 실질적으로 독자적인 권한을 행사한 점, 사내하청업체가 현장대리인을 통하여 소속 근로자들을 직접 지휘·감독한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와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 사이에 명시적 또는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대법원]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수긍하여 구 노동조합법 제2조가 적용되는 사안에서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관한 종전 법리는 타당하므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근거로 대법원은, 노동조합법상 사용자 개념이 부당노동행위의 유형에 따라 달리 해석되어 왔고, 구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의 문언만으로는 노동조합법에서 규정한 모든 ‘사용자’ 개념에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까지 포함된다고 해석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단체교섭거부의 부당노동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이므로,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사용자 개념을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아가 대법원은 최근 노동조합법 개정은 입법자가 사용자 개념을 확대하기 위해 별도의 입법적 결단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하며, 구 노동조합법이 적용되는 사안에서 종전 법리를 변경하여 개정법과 실질적으로 유사한 법리를 새롭게 창설·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피고와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 사이에 명시적·묵시적 근로계약관계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의의

도급인이 수급인 소속 근로자들과 직접 근로계약관계를 맺지 않았더라도, 해당 근로조건에 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경우 단체교섭 상대방인 ‘사용자’에 해당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학계 등에서 논의가 있어 왔습니다. 개정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 후문은 이러한 논의를 반영하여,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일정한 범위에서 사용자가 될 수 있도록 사용자 개념을 확대하였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본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입법자의 의사를 존중하여 향후 개정 노동조합법이 적용되는 사안에서 위 개정 조항을 해석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구 노동조합법이 적용되는 사안에서는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를 ‘근로자와의 사이에 그를 지휘ㆍ감독하면서 그로부터 근로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자’로 보는 종전 법리가 여전히 타당하다고 확인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