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1

원고는 의료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요양병원을 개설·운영하였습니다. 2008년 무렵 의료인이 아닌 소외인이 병원 운영권 일체를 양수한 후 원고의 이사장으로 재직하거나 자신의 처남을 이사장으로 세우는 방법으로 병원을 실질적으로 운영하였습니다. 소외인은 의사들을 고용하여 환자를 진료하게 하였고, 원고는 2008년부터 2017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았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요양병원이 의료기관 개설자격이 없는 비의료인에 의하여 실질적으로 개설·운영되었다는 것을 이유로 원고와 소외인에게 부당이득징수처분을 하였습니다. 한편 과세관청은 원고가 불법 ‘사무장병원’을 운영하면서 적법 의료기관처럼 부가가치세를 면세로 처리하였고, 그 뿐만 아니라 소외인이 변칙적인 회계처리를 통해 원고의 자금을 유출하였다고 보아 원고에게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를 부과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는 해당 의료보건 용역은 의료법인이 개설한 의료기관에서 의사들이 제공한 것이므로 애초 부가가치세 면세가 맞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당이득징수처분으로 환수해 간 요양급여비용은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또한 병원 수익이 실질적으로 소외인에게 귀속되었으므로 원고를 납세의무자로 볼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실질적으로 비의료인이 개설·운영한 의료기관에서 제공한 의료보건 용역은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구 부가가치세법3은 대통령령4으로 정하는 의료보건 용역을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고, 시행령은 “의료법에 따라 의료기관을 개설한 자까지 포함”하여 ‘의사 등이 제공하는 용역’은 면세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법령의 문언과 취지 및 체계에 비추어 볼 때 면세는 의료법에 따른 의사 등이 공급주체가 되어 의료법의 규정에 따라 제공하는 용역을 의미한다는 것이 종래 대법원의 판시입니다. 이 사건 요양병원은 형식적으로 원고 명의로 개설되었으나 실질적으로 비의료인인 소외인이 개설·운영하였으므로 면세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환수한 요양급여비용에 대하여는, 이를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서 제외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국민건강보험법상 부당이득징수처분은 제재적 성격의 처분으로서, 의료보건 용역의 공급 이후 공단이 별도로 행하는 재량처분입니다. 그 처분이나 징수금의 납부로 당초 의료용역 공급거래가 소급하여 효력을 잃거나 공급가액 자체가 감액되는 것은 아니므로, 해당 요양급여비용은 여전히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포함된다고 대법원은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납세의무 자체가 원고가 아니라 소외인에게 있다는 주장도 내쳤습니다. 소외인이 장기간 원고의 운영수익을 부당하게 유출하였지만 의료용역 공급거래, 수익 및 재산 등 법인세와 부가가치세의 과세대상 자체가 소외인에게 귀속된 것은 아니니,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의 납세의무자는 원고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부과제척기간은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적용할 10년이 아니라 무신고에 적용할 7년이라고 판시하였습니다. 마치 적법 의료기관인 양 부가가치세 신고를 안 했지만, 달리 회계장부 조작이나 허위증빙 작성 등 적극적인 위계나 부정행위가 없었으니 무신고로 7년 기간이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3. 시사점

면세요건을 충족하는지는 엄격히 판단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오랜 전통입니다.5 의료법에 따른 의료용역을 면세한다는 말도 의료법을 어긴 것은 면세가 아니라고 본다는 것입니다. 이 판결에서 한결 중요한 의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부당이득징수와 부가가치세 과세가 서로 별개의 법률관계라는 점입니다. 위법한 행위로 얻었던 경제적 이득이 사라지는 경우 그래도 과세할 수 있는가, 후발적 경정청구가 가능한가라는 쟁점은 아직도 완전히 정리되지는 않았습니다. 몰수나 추징을 받은 경우 법인세는 과세 못 하지만6 횡령금은 반환하더라도 경제적 이익의 상실가능성이 당연 내재한 것은 아니므로 여전히 과세할 수 있다고 합니다.7 의료용역 제공과 부당요양급여 징수처분은 법률관계가 다르다는 판단은 법인세에서 벌금을 손금불산입하는 것8과 균형을 맞춘 셈이지만, 벌금보다는 몰수·추징에 더 가깝다고 보아서 경정청구를 허용해야9 하지 않을까, 이런 문제는 여전히 남습니다.

1 의사 면허가 없는 사람이 의사를 고용하여 운영하는 병원을 뜻하는 용어.
2 대법원 2026. 7. 16. 선고 2026두30111 판결.
3 구 부가가치세법(2018. 12. 31. 법률 제161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 제1항 제5호.
4 구 부가가치세법 시행령(2019. 2. 12. 대통령령 제2953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5조.
5 최근의 부가가치세 판결로 대법원 2026. 1. 15. 선고 2023두45507 판결.
6 대법원 2015. 7. 16. 선고 2014두5514 판결.
7 대법원 2025. 11. 13. 선고 2025두34152 판결.
8 법인세법 제21조 제3호.
9 대법원 2015. 7. 16. 선고 2014두5514 판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