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복잡한 법인세 판결이 하나 나왔습니다.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하 “주식교환”)을 다룬 사건입니다{Case Update [1] 판례 1) 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두30733 판결}. 주식교환이란 한 회사(취득회사)가 다른 회사(대상회사)를 자회사로 삼으면서 여태까지 대상회사의 주주였던 자는 취득회사의 주주로 바뀌는 단체법적 행위를 말합니다. 대상회사의 주주였던 자들이 대상회사 주식을 취득회사에 현물출자하는 것과 결과적으로 같아지지만, 개별 주주 하나하나의 의사와 무관하게 취득회사와 대상회사 사이의 계약과 주주총회 특별결의 등 상법상의 절차에 따라 세 당사자의 지위가 바뀌는 것입니다. 대상회사의 주주가 취득회사의 주주로 바뀐다는 점은 합병과 같지만, 합병과 달리 대상회사는 종전의 법인격과 자산·부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취득회사의 자회사로 남습니다. 세법의 입장에서 본다면 대상회사에는 아무 변화가 없으니 애초 세금 문제가 생길 것이 없습니다. 취득회사도 그저 주식을 취득한 것뿐이니 그 자체로는 아직 세금 문제가 생길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주주의 입장에서는 세금 문제가 생깁니다. 대상회사 주식을 내어놓고 그 대신 취득회사의 주식을 받게 되니, 대상회사 주식에 딸린 시세차익에 세금을 내야 합니다. 합병에서처럼 주주가 시세차익에 세금을 내는 것은 같습니다. 차이라면 합병에서는 대상회사의 주주의 소득이 배당소득(의제배당)이지만 주식교환에서는 양도차익입니다. 어느 쪽이든 소득의 금액은 같습니다. 주주가 받는 취득회사 주식의 시가에서 내놓는 대상회사 주식의 취득원가를 뺀 금액이 소득금액입니다.

주식교환에 따르는 주주의 양도차익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과세를 이연받습니다.1 과세이연 요건은 합병과 비슷합니다. 대법원 2026두30733 판결의 원고도 주식교환으로 얻은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를 이연받았습니다. 취득원가가 147억 원인 주식을 내어놓고 시가 474억 원인 주식을 받아서 양도차액 327억 원이 생겼지만 그 금액을 과세소득에서 제외하는 특례를 받았습니다. 이 경우 법령은 327억 원을 압축기장충당금으로 적어 두었다가 새로 받은 주식을 장차 처분하는 시점에 가서 과세소득에 얹으라고 합니다.2 ‘자산 = 부채 + 자기자본’이라는 형식으로 법률효과를 적어본다면 주식교환 때에는 ‘(차) 취득회사 주식 474 (대) 대상회사 주식 147 + 압축기장충당금 327’로 했다가 나중에 이 주식을 474억 원에 판다면 ‘(차) 현금 474 + 압축기장충당금 327 (대) 취득회사 주식 474 + 과세소득 327’로 소득을 계산하라는 말입니다. 실상 법에 압축기장충당금이라는 개념을 괜히 적어 두어 어렵게 느껴지는 것뿐입니다. 애초 주식교환 당시에는 과세소득이 아직 없으니 ‘(차) 취득회사 주식 147 (대) 대상회사 주식 147’로 하고 뒤에 처분 시점에 ‘(차) 현금 474 (대) 취득회사 주식 147 + 과세소득 327’로 생각하는 것이 훨씬 쉽습니다.3

한편 당시의 기업회계에서는 이와 같은 주식교환차익을 자본잉여금으로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원고는 위 327억 원을 자본잉여금으로 잡아서 ‘(차) 취득회사 주식 474 (대) 대상회사 주식 147 + 자본잉여금 327’로 계산했습니다(그 후 2011년 K-IFRS가 도입되면서 주식의 장부가액 및 자본잉여금이 달라졌지만, 이 사건 논점과는 무관합니다). 그리고 “회계기준에 따라 자본잉여금을 자본준비금으로 적립”하라는 법령4에 기대어, 자본잉여금을 자본준비금으로서 자본전입하면서 무상주를 발행하였습니다. 무상주를 받는 주주는 세금을 내어야 할까요? 원고는 주주에게 과세소득이 생기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국세청은 “잉여금…을 자본에 전입함으로써 취득하는 주식의 가액”은 배당소득(의제배당)인데, 원고가 의제배당을 지급하면서 원천징수의무를 어겼다고 보아 원천징수세를 원고에게 고지하여서 이 사건 판결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의도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판결에서 원고의 주장이 두루뭉술하다 보니 법원이 내어놓은 답도 혼란스럽습니다. 억지로 정리해본다면 원고 주장의 요지는 이 사건 무상주는 애초 ‘잉여금의 자본전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원고도 기업회계상 자본잉여금이 발생하여 이를 자본에 전입하였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하지만, 실상 세법의 입장에서 본다면 주식교환 당시 애초 세법상 잉여금이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이를 재원으로 발행한 무상주는 의제배당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입니다. 복잡한 설명 끝에 대법원은 여기에서 잉여금이란 기업회계상의 잉여금이라고 답합니다. 실상 원고의 주장은 자체 모순입니다. 세법상 잉여금이 없다는 말은 주식교환에 따르는 법률효과가 ‘(차) 취득회사 주식 147 (대) 대상회사 주식 147’이라는 말이니 잉여금이 안 생깁니다. 잉여금이라는 말이 이 판결에서 거듭 확인하듯 ‘순자산(자기자본)과 자본금의 차액’인 이상5, 세법에서 주식교환의 효과가 ‘(차) 취득회사 주식 474 (대) 대상회사주식 147 +압축기장충당금 327’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327만큼 세법상 잉여금이 생깁니다. 순자산이 327 늘고 자본금은 그대로이니까요. 자본전입을 하면서 세법상 잉여금이 없었다는 주장은 자체 모순입니다. 기업회계상 잉여금이 있었으니 과세대상이라는 판시는 그 자체로는 꼭 틀린 것은 아니지만 논점을 잘못 파악하고 있습니다.

원고는 또한 예비적으로 이 사건 무상주는 구 소득세법 제17조 제2항 제2호 단서 가목에 따른 자본준비금을 재원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의제배당 과세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는데, 이는 아마도 자본잉여금의 자본전입이니 과세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을 돌려서 말한 듯합니다. 이에 관해서 대법원은 답은 맞지만 법인세제의 이론 틀과 잘 안 맞는 설명을 내어 놓습니다. 주식교환 당시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이 사건 잉여금이 기타자본잉여금으로 계상되었으나 그러한 회계처리와 무관하게 그 실질이 주식양도차익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에서 이를 의제배당 과세대상이 아닌 상법상 자본준비금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이 전제 하에서 이 사건 압축기장충당금 내지 자본잉여금은 양도차익이니(비과세할 만한 정책적 이유가 없다는 뜻인 듯합니다) 무상주는 과세대상이라고 합니다. 

틀린 답입니다. 무상주와 현금배당의 성질이 같다는 말은, 판결문에도 나오듯 어느 쪽이든 실상 주주의 부를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는 점까지만 같습니다. 무상주는 그저 주식수를 늘린 것뿐이니 주주의 경제적 입장에 아무 변화가 없습니다. 현금배당도 배당락만큼 주식의 가치가 줄어드니 주주의 순자산은 그대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금배당을 과세하는 이유는 회사의 배당가능이익이 현금지급액만큼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배당소득이란 유보이익(배당가능이익)의 존재를 전제하므로, 회사의 배당가능이익이 줄어드는 만큼 주주에게 배당소득이 생깁니다. 이 점은 주식배당이나 잉여금의 자본전입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식배당이나 이익준비금의 자본전입에서는 주식의 액면만큼 배당가능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에(다시 이 말은 법인이 쌓아 올린 소득을 주주에게 배당가능이익만큼 할당한다는 말입니다) 액면금액을 배당소득으로 과세합니다. 자본준비금의 자본전입에서는 배당가능이익이 줄지 않습니다. 그러니 과세를 안 하는 것입니다. 주주의 입장에서 본다면 원래 출자했던 원금을 돌려받는 것뿐이니 자본준비금의 자본전입이란 애초 성질상 과세소득을 낳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정리하면 실상 이 사건 쟁점에 대한 답은 아주 단순합니다. 원고가 무상주를 주주들에게 교부했고 원고의 자본금이 무상주의 액면총계만큼 늘어났다는 것은 상법만이 아니라 세법에서도 움직일 수 없는 사실입니다. 애초 주식교환 시 ‘(차) 취득회사 주식 474 (대) 대상회사 주식 147 + 압축기장충당금 327’이라는 효과가 생겼는데, 무상주 교부로 자본금이 327 늘어난다면 그 효과는 ‘(차) 압축기장충당금 327 (대) 자본금 327’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변에서 자본금이 늘어나는 만큼 압축기장충당금이 사라진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당초 회계처리에서 대변의 압축기장충당금 327이란 사실상 취득회사 주식의 세법상 취득가액이 474가 아니라 (474 – 327 = 147)이라는 말을 괜히 어렵게 쓴 말일 뿐입니다. 차변에서 취득회사 주식의 취득가액이 474로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 무상주 교부로 압축기장충당금이 사라진 뒤 나중에 이 주식을 474에 판다면 양도차익이 영(0)이 되고 맙니다. 이미 자본금이 327 늘어나는 것을 전제로 과세소득도 327이 늘자면 어떻게 되어야 하는 것일까요? ‘(차) 압축기장충당금 327 (대) 과세소득 327’, ‘(차) 과세소득(배당가능이익) 327, (대) 자본금 327’, 이 두 가지 효과가 생겨야 합니다. 327은 과세소득(배당가능이익)으로 회사에 남아 있는 것이 아니고 자본전입되었으므로 두 번째 분개의 법률효과가 따르는 것입니다. 이 분개에서 차변은 배당가능이익의 감소이므로, 결국 이 자본전입은 배당가능이익의 분배를 뜻합니다. 따라서 의제배당 또는 주식배당으로서 과세하는 것이 당연합니다.6

법인세법이 자족적 체계가 아니고 회사법과 기업회계의 개념에 기대다 보니 생긴 혼란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건으로 지난 8월에 나온 업무무관 가지급금 사건 판결이 있습니다{Case Update [1] 판례 4) 대법원 2026. 8. 12. 선고 2026두30419 판결}. 법인세법 시행령은 업무무관 가지급금의 원금을 특수관계가 없어지는 시점에 익금산입한다는 묘한 글귀를 담고 있습니다.7 익금산입(손금불산입)이라는 말은 매출액이 누락되었다든가 가공비용을 적어 두었다든가 이런 경우에 소득을 바로잡는다는 말인데, 회사가 자산으로 잡아둔 가지급금을 익금산입한다니 도대체 무슨 말일까요? 결론부터 적자면, 이 말은 특수관계인과 법인 사이의 관계가 단절된다면 그 시점에 특수관계인이 가지급금 원금을 안 갚으리라는 사실이 확정되었다고 보고 그 사람의 소득(위법소득)으로 과세한다는 말입니다. 특수관계가 소멸한다면 그 사람으로부터 채권(가지급금)을 실제 회수할 가능성이 없으니 그 돈이 그 사람에게 확정적으로 귀속한 것처럼 과세한다는 말입니다. 바로 이런 사정으로 이 사건 원고는 이처럼 특수관계 법인으로부터 받았던 가지급금 원금의 확정적 귀속자로서 소득세 부과처분을 받았습니다.

원고에 대한 소득세 과세를, 채권자인 특수관계 법인의 가지급금 채권을 그 법인에게 익금산입한다고 표현하고 있는 것은 왜 그럴까요? 법인이 아직 채권을 자산으로 그냥 잡아두고 있는 상황에서 그 채권이 없어졌다고 보자면, 과세처분이나 세무조정 과정에서 일단 자산을 순자산감소액으로 적극적으로 떨어내어야 합니다(손금산입). 그런데 특수관계자 가지급금을 못 받게 된 순자산감소액은 필요경비로 인정받지 못하므로 다시 같은 금액을 손금불산입(익금산입)해야 합니다. 이 손금불산입(익금산입)은 이른바 ‘소득처분’으로 이어집니다. 익금산입된 금액이 회사에 남아 있지 않고 귀속자가 가져갔다고 보는 것이니 귀속자와 회사의 관계에 맞추어 위법한 상여나 배당을 지급했다고 보아서 귀속자에게 소득세를 물리는 것입니다.

특수관계 소멸 시점에 채권을 채무자의 소득으로 처분한다는 것은 채권 그 자체의소멸은 당연히 소득처분을 일으킨다는 것을 전제해야 합니다. 그런데 법령을 보면 채권·채무에 대한 쟁송으로 채권을 회수할 수 없다면 익금산입하지 않는다는 글귀가 있습니다.8 그렇다면 회생계획인가로 채무자가 면책되어 못 받는 채권은 어떻게 될까요? 회수불가능한 것이야 당연하니 익금산입과 소득처분을 벗어날 수 있는 것일까요? 실제 이 사건에서 원고는 그런 주장을 내세웠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중요한 것은 회수불가능 그 자체가 아니라 회수불가능하게 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가라고 답합니다. 가령 법인이 임의로 채권을 포기했다면 정당한 사유가 없는 것이고 소득처분을 받아 마땅하다는 것입니다. 

한편 이 판결은 원고가 회생절차에서 이 사건 가지급금 채무를 면책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채무와 책임의 구별이라는 민사법 이론을 들여오면서 책임이 없어졌을 뿐 원고와 특수관계 법인 사이의 채권·채무 그 자체는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합니다. 법을 안 배운 사람들에게는 낯선 개념이지만, 가령 채권이 시효 소멸했더라도 책임이 없어졌을 뿐 채무가 없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 민사법 이론입니다.9 채무와 책임의 구별까지 들여오면서 원고의 채무가 아직 남아 있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법령이 특수관계 소멸 시점 현재의 채권원리금을 귀속자의 소득으로 처분한다고 적고 있으니, 채권이 있어야 소득처분이 가능하다고 본 것입니다. 그런데 채권이 이미 소멸했다면 귀속자에게 세금을 못 매기는 것일까요? 특수관계가 소멸한다면 앞으로 회수가능성이 없으니 그 시점에 과세하겠다는 말은 채권 소멸 시점에 귀속자에 대해 과세한다는 것을 전제합니다. 이 판결의 사실관계에서도 면책결정으로 채권 자체가 소멸했다고 보더라도 원고에게 면책받은 원리금만큼 소득이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서는 소득의 귀속시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민사법으로 따져서 채권이 이미 소멸했지만 회사가 채권으로 그냥 잡아두고 있다가 특수관계가 소멸한다면, 소득의 귀속시기를 채권의 소멸시기로 보아 이미 부과제척기간이 지나버렸다는 주장이 일응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특수관계 소멸 시점에 익금산입한다는 법령의 의미를, 귀속시기에 대한 특칙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 자리도 있지만, 아직 이를 직접 판단한 대법원의 선례는 없습니다. 

 

1 조세특례제한법 제38조 제1항.
2 구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2017. 2. 7. 대통령령 제2784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5조의2 제1·2항.
3 압축기장충당금이라는 번거로운 개념을 쓰는 까닭은 우리나라에서는 세법에 따른 재무제표를 따로 안 만들고 기업회계의 재무제표에 세무조정을 얹는 방식으로 과세소득을 계산하기 때문입니다. 아예 세법상 재무제표를 따로 만드는 미국에서는 이런 개념이 없고, 가령 본문 취득회사 주식의 취득가액을 147이라고 적습니다.
4 상법 시행령 제18조.
5 자본잉여금이라는 말은 자본준비금과 같은 뜻이므로 (잉여금 = 자본잉여금 + 이익잉여금)이라는 기업회계의 용례를 (잉여금 = 자본준비금 + 이익잉여금)으로 고쳐 쓴다면 법에서도 이익잉여금이라는 말을 (잉여금 – 자본준비금)이라는 뜻으로 쓸 수 있습니다. 한편 (법정준비금 = 자본준비금 + 이익준비금)이고 (배당가능이익 = 순자산 - 자본금 – 법정준비금)이라는 두 정의를 다시 대입하면 (잉여금 = 자본준비금 + 이익준비금 + 배당가능이익)이 됩니다.
6 이창희, 『세법강의』 제15장 제3절 III.3.
7 현행법으로 법인세법 시행령 제11조 제9호 가목.
8 구 법인세법 시행규칙(2019. 3. 20. 기획재정부령 제7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의2 제1호.
9 가령 채무가 시효 소멸한 것을 모르고 갚은 경우 되돌려 달라고 못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