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1
주식회사 C의 100% 주주였던 원고(주권비상장법인)는 2010년 10월경 주식회사 C(대상회사)와 주식회사 D(취득회사) 사이의 주식교환 거래에 의하여 C주식을 D사에 넘기는 것과 교환으로 D신주를 받았습니다. 이 사건 주식교환은 구 조세특례제한법2 제38조(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에 대한 과세특례)에 따른 법인세 과세이연 대상이어서 당시 원고는 취득원가가 약 147억 원인 C주식을 양도하고 시가 약 474억 원인 D주식을 취득하여 약 327억 원의 양도차익이 발생하였지만, 그 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 과세를 이연받았습니다. 이를 세법에 따른 분개의 형식으로 적자면 (차) D주식 474 (대) C주식 147 + 압축기장충당금(과세이연을 받는 양도차익) 327억 원이라는 말입니다. 그 후 원고는 2011년 K-IFRS가 도입되면서 주식교환으로 취득한 D주식과 양도한 C주식의 장부금액을 해당 회계기준에 따라 재평가하였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차액 약 277억 원을 기업회계상 기타자본잉여금으로 계상하였습니다. 이어 2015년 10월경 이를3 자본에 전입하면서 주주들에게 보유주식 비율에 따라 무상주를 배정하였습니다. 과세관청은 그에 따라 주주들이 취득한 무상주의 가액이 구 소득세법4 제17조 제2항 제2호 본문의 의제배당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에게 배당소득세 약 35억 원(가산세 포함)과 지급명세서미제출가산세 1억 원을 부과하였습니다.
원고는 위 구 소득세법 규정에서 의제배당의 대상이 되는 ‘잉여금’은 세무조정을 거친 후 법인세 과세대상이 되는 세법상 잉여금만을 의미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주식교환차익은 과세이연을 위하여 압축기장충당금으로 계상되어 손금산입되었으므로 세법상 잉여금이 존재하지 않고, 무상증자로 주주들이 얻은 이익도 미실현이익에 불과하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또한 해당 금액이 상법상 자본준비금에 해당하므로 의제배당 과세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도 주장하였습니다.
2. 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구 소득세법 제17조 제2항 제2호 본문의 잉여금은 세무조정을 거치기 전의 회계·상법상 잉여금을 의미하며, 이 사건 주식 양도차익은 기업경영의 성과로서 이에 대해 과세이연이 이루어졌더라도 이를 자본에 전입함으로써 주주들이 취득한 주식의 가액은 의제배당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5 판단에 잉여금의 의미, 의제배당의 성립 및 자본준비금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우선 소득세법 제17조 제2항 제2호 본문의 ‘잉여금’은 세무조정을 거치기 전의 회계·상법상 잉여금을 의미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소득세법령은 잉여금의 개념을 별도로 정하고 있지 않고, 국세기본법 제20조도 세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 기업회계를 존중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이를 법인세 과세대상으로 확정된 금액으로 축소하여 해석할 근거가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잉여금의 자본전입은 기업의 경영활동이 종료된 후 세법에 따라 익금과 손금을 가감 조정하는 세무조정과는 구별되는 기업경영상의 행위라고 보았습니다. 주식교환차익이 세무조정 과정에서 손금산입되어 법인세 과세가 이연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금액이 기업의 경영활동을 통하여 발생한 이익이라는 경제적 성격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의제배당은 기업경영의 성과인 잉여금이 법정적립금, 이익준비금 기타 임의적립금 등의 형식으로 사내에 유보되었다가 주주나 출자자에게 환원되어 귀속되는 경우, 이러한 이익은 실질적으로 현금배당과 유사한 경제적 이익이므로 과세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이를 배당으로 의제하여 과세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입니다.6 현금배당의 경우 주주는 지분비율을 유지하면서 현금을 취득하고, 잉여금 자본전입의 경우에는 추가적인 납입 없이 무상주를 취득합니다. 따라서 무상증자 전후 회사의 순자산이나 주주의 지분비율에 변화가 없다는 사정만으로 의제배당의 성립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법원은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주주들이 취득한 무상주는 단순한 장래의 주식양도차익이나 미실현이익에 불과한 것도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잉여금 처분에 따른 배당소득의 수입시기는 원칙적으로 잉여금 처분결의일이고7, 이 사건에서도 원심은 주주들이 무상증자에 따라 현실적으로 주식을 취득한 이상 미실현소득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고, 원고가 주주들에게 무상주를 교부한 때 의제배당소득에 대한 원천징수의무가 발생하였다고 보았습니다.8
한편 자본준비금의 자본전입은 법률상 의제배당에서 제외될 수 있지만, 이는 상법상 자본준비금에 해당하고 세법이 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한정되며, 이 사건 주식교환차익이 회계상 기타자본잉여금으로 계상되었다고 하여 의제배당에서 제외되는 상법상 자본준비금이라고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 2013두3962 판결에서 주식발행초과금과 같은 자본준비금의 자본전입을 의제배당에서 제외한 것과는 구별되는 사안입니다.9
3. 시사점
세법의 입장에서 본다면 압축기장충당금이란 자본전입할 수 있는 잉여금이라 할 수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 C주식의 취득가액이 147억 원이었고 주식교환 당시 취득한 D주식의 시가가 474억 원이라면, 주식교환 당시 세법상 분개는 ‘(차) D주식 474 (대) C주식 147 + 압축기장충당금 327’입니다. 뒤에 D주식을 474억 원에 처분한다면 ‘(차) 현금 474 + 압축기장충당금 327 (대) D주식 474 + 과세소득 327’이 됩니다. 괜히 법에 압축기장충당금이라는 말을 적어 두어서 이야기가 어렵지, 실상은 주식교환 당시 ‘(차) D주식 147 (대) C주식 147’로 계산하고 D주식 처분 시 ‘(차) 현금 474 (대) D주식 147 + 과세소득 327’로 계산하라는 말입니다. 압축기장충당금이란 D주식의 취득가액에서 차감하는 금액일 뿐이니 ‘잉여금’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안 맞습니다.
그러나 자본전입 가부는 상법 문제이므로, 주식교환 당시 ‘(차) D주식 474 (대) C주식 147 + 잉여금 327’이라는 분개를 해 두고 이 327을 자본전입하는 것이 꼭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10 이 사건에서 바로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쟁점은 이를 세법상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입니다.
판결문은 세법, 상법, 기업회계의 관계에 관하여 이리저리 이야기하고 있으나, 답은 간단합니다. 원고가 무상주를 주주들에게 교부했고 원고의 자본금이 무상주의 액면총계만큼 늘어났다는 것은 상법만이 아니라 세법에서도 움직일 수 없는 사실입니다. 애초 주식교환 시 ‘(차) 취득회사 주식 474 (대) 대상회사 주식 147 + 압축기장충당금 327’이라는 효과가 생겼는데, 무상주 교부로 자본금이 327 늘어난다면 그 효과는 ‘(차) 압축기장충당금 327 (대) 자본금 327’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변에서 자본금이 늘어나는 만큼 압축기장충당금이 사라진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당초 회계처리에서 대변의 압축기장충당금 327이란 사실상 취득회사 주식의 세법상 취득가액이 474가 아니라 (474 – 327 = 147)이라는 말을 괜히 어렵게 쓴 말일 뿐입니다. 차변에서 취득회사 주식의 취득가액이 474로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 무상주 교부로 압축기장충당금이 사라진 뒤 나중에 이 주식을 474에 판다면 양도차익이 영(0)이 되고 맙니다. 이미 자본금이 327 늘어나는 것을 전제로 과세소득도 327이 늘자면 어떻게 되어야 하는 것일까요? ‘(차) 압축기장충당금 327 (대) 과세소득 327’, ‘(차) 과세소득(배당가능이익) 327, (대) 자본금 327’, 이 두 가지 효과가 생겨야 합니다. 327은 과세소득(배당가능이익)으로 회사에 남아 있는 것이 아니고 자본전입되었으므로 두 번째 분개의 법률효과가 따르는 것입니다. 이 분개에서 차변은 배당가능이익의 감소이므로, 결국 이 자본전입은 배당가능이익의 분배를 뜻합니다. 따라서 의제배당 또는 주식배당으로서 과세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1 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두30733 판결.
2 2017. 12. 19. 법률 제152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습니다.
3 실제로는 평가변경 후 기타자본잉여금 약 277억 원 중 약 240억 원을 자본전입했지만, 이하에서는 생각하기 편하게 전액을 자본전입하는 경우를 전제합니다.
4 2017. 12. 19. 법률 제152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습니다.
5 서울고등법원 2026. 2. 6. 선고 2025누6333 판결.
6 대법원 1991. 9. 10. 선고 91다10565 판결, 대법원 1993. 6. 11. 선고 92누16126 판결 등.
7 소득세법 시행령 제46조 제2호.
8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두48433 판결 참조.
9 대전고등법원 2013. 1. 24. 선고 2012누605 판결(대법원 2013. 6. 13. 선고 2013두3962 판결 상고기각으로 확정).
10 이창희, 『세법강의』 제15장 제3절 III.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