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1
외국 판매회사인 C는 국내 반도체 제조업체에 반도체 제조장비를 판매하면서, 장비 공급 과정에서 누락되거나 잘못 장착된 부품을 추가 공급 또는 교체하기 위하여 국내 관계회사인 원고를 통하여 해당 부품을 무상으로 반입하였습니다. 원고는 C와 체결한 계약에 따라 국내 고객사에 판매지원, 장비 설치 및 하자보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으며, 문제된 부품의 수입신고인으로서 수입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한 후 자신을 수입자로 하여 발급된 수입세금계산서에 기초하여 이를 매입세액으로 공제하였습니다.
그러나 과세관청은 부품의 실질적인 거래당사자가 C와 국내 고객사이고 원고는 형식상 수입신고인에 불과하다고 보아, 2016년 제1기부터 2020년 제2기까지의 부가가치세 약 153억 원을 경정·고지하였습니다. 원심은 원고가 해당 부품을 자기의 사업을 위하여 수입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수입의 효과도 원고에게 실질적으로 귀속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과세처분이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2. 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원고가 자기의 계산과 책임으로 해당 부품을 수입한 실질적 수입자라고 볼 수 없고 그 수입과 원고의 사업 사이에도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원고 명의의 수입세금계산서는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하여 수입부가가치세의 매입세액공제를 부인한 처분이 적법하다고 보아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우선 대법원은 부가가치세법2상 수입부가가치세를 매입세액으로 공제받기 위해서는 해당 재화가 사업자가 자기의 사업을 위하여 사용하였거나 사용할 목적으로 수입한 것이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3 이때 사업 관련성은 단순히 그 재화가 사업 수행과정에서 사용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지출의 목적과 경위, 사업의 내용, 경제적 손익과 위험의 귀속 등을 종합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4
이 사건 부품은 C와 국내 고객사 사이의 장비판매계약에 따라 당초 반도체 제조장비에 포함되어 공급되었어야 할 물품으로, 그 대금도 국내 고객사가 지급한 장비대금에 이미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원고는 부품의 수입 및 인도를 지원하였을 뿐 그 수입에 필요한 관세 등 비용을 C로부터 상환받았고, 부품의 소유권·재고위험·하자담보책임 등의 경제적 위험도 부담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원고가 수취하는 판매지원 및 설치 수수료는 부품의 가치나 수입 여부에 따라 증가하지 않았으므로, 해당 수입부가가치세가 원고가 제공한 용역의 원가를 구성하여 매출세액으로 전가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고려할 때 원고가 독립적인 사업자로서 자기의 계산과 책임으로 부품을 수입한 것이 아니라 외국 판매회사의 장비공급 의무 이행을 보조한 것에 불과하므로, 해당 부품의 수입과 원고 사업 사이의 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원고가 수입부가가치세를 실제 납부하였더라도 그 세액은 원고의 매출세액에서 공제될 수 없으며, 이러한 결론이 전단계세액공제 제도에 반하는 것도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아울러 수입세금계산서를 발급받을 수 있는 ‘수입자’는 수입신고서 등에 형식상 수입자로 기재된 자가 아니라 수입의 효과가 실질적으로 귀속되는 자를 의미한다고 보았습니다.5 원고는 부품을 재고자산이나 매출로 인식하지 않았고, 부품의 거래 및 경제적 효과는 외국 판매회사와 국내 고객사에 귀속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를 수입자로 기재한 수입세금계산서는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하므로, 해당 매입세액의 공제를 부인한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
3. 시사점
대법원은 수입신고 명의나 수입부가가치세의 실제 납부 사실만으로 매입세액공제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특히 다국적기업의 국내 관계회사가 해외 관계회사를 대신하여 무상 부품·보증물품 등을 수입하는 경우에는 계약상 공급의무의 주체, 물품대금의 부담자, 비용 상환 여부, 소유권과 재고위험의 귀속, 회계상 재고·매출 인식 및 수수료 산정구조 등을 토대로 실질적인 수입자와 사업 관련성을 판단해야 합니다.
따라서 국내 관계회사가 수입부가가치세를 매입세액으로 공제하려면, 해당 물품이 자신의 독립적인 사업 수행을 위하여 수입된 것이고 관련 비용 및 위험이 자신의 계산과 책임에 귀속되며, 그 수입비용이 제공하는 재화 또는 용역의 원가를 구성하여 매출에 반영된다는 점이 계약서와 회계자료 등에 일관되게 나타나야 안전합니다. 해외 관계회사의 공급의무를 단순히 지원하면서 비용을 전액 상환받는 구조라면 매입세액공제가 부인되고 사실과 다른 수입세금계산서에 관한 가산세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관계회사 간 계약, 통관 명의, 비용 정산 및 회계처리의 정합성을 사전에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1 대법원 2026. 9. 23. 선고 2026두30644 판결.
2 부가가치세법 제39조 제1항 제4호.
3 대법원 1995. 12. 21. 선고 94누144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4 대법원 2012. 7. 26. 선고 2010두12552 판결 등 참조.
5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9두11539, 2009두11546(병합)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