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에는 저작재산권자의 이용허락 없이 영화, 드라마 등 저작물을 전송하는 침해 게시물이 있고, 이 침해 게시물로 연결되는 링크를 공중에게 제공하면서 배너 광고를 통해 광고 수익을 얻는 이른바 ‘다시보기’ 사이트가 다수 존재합니다. 이 같은 ‘다시보기’ 사이트 때문에 콘텐츠를 만든 창작자들이 입는 피해는 실로 막대합니다. ‘다시보기’ 사이트의 콘텐츠 조회수가 정식 사이트의 콘텐츠 조회수를 크게 상회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창작자들의 수익을 감소시켜 창작 동기를 떨어뜨리고, 결국 문화와 관련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게 됩니다. 이러한 링크 행위에 대하여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그 동안 다양한 논의가 있어 왔습니다.
대법원은 기존에 ‘링크는 인터넷에서 링크하고자 하는 웹페이지 등의 위치 정보나 경로를 나타낸 것에 불과하므로, 링크 행위는 저작권 침해행위의 실행 자체를 용이하게 하는 방조행위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해왔습니다(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도13748 판결). 그러나 이 대법원 판결 선고 이후 2016년경 법무법인(유한) 세종은 저작권자들을 대리한 민사사건에서 불법 저작물에 대한 링크행위가 저작권 침해의 방조로 규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서올고등법원은 법무법인(유한) 세종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 들여 링크 행위에 대해 저작권침해의 방조 책임을 인정하였으며,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되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7. 3. 30. 선고 2016나2087313 판결, 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다222757 판결). 이로써 기존 대법원 판결이 사실상 변경되었고, 이를 명확히 정리하는 취지의 전원합의체 판결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는데, 실제로 대법원은 2021. 9. 9. 위와 같은 법무법인(유한) 세종의 주장과 동일하게 기존 대법원 판례를 변경하여 링크 행위에 대하여 저작권침해 방조를 인정하는 전원합의체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17도19025 전원합의체 판결).1
한편 법무법인(유한) 세종은 2016년경 저작권자들이 ‘다시보기’ 사이트 운영자를 형사고소한 사건에서 피해자인 저작권자들을 대리하여 불법 저작물에 대한 링크행위를 저작권법위반죄의 방조범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대법원에 직접 제출하기도 하였는데, 해당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2021. 9. 30. 위 전원합의체 판결 취지대로 저작권침해 방조를 부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16도8040 판결). 이와 같이 불법 저작물에 대한 링크행위의 법적 성격과 그 정당한 의율에 관하여 법무법인(유한) 세종이 개진한 주장은 대법원에서 그대로 받아 들여져 판례 법리로 정착되었습니다.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의 핵심 쟁점은 ‘침해 게시물에 연결되는 링크를 영리적∙계속적으로 한 행위가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먼저 대법원은 침해 게시물이 서버에 존재하는 한 공중송신권 침해의 범죄행위가 종료되지 않으므로, 그러한 정범의 범죄행위는 방조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리고 대법원은 ‘다시보기’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링크가 없었다면 침해 게시물을 발견하지 못하였을 공중의 구성원도 침해 게시물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정범의 실행행위가 용이하게 되고 공중송신권이라는 법익의 침해가 강화∙증대되었다고 보아, 방조행위와 정범의 범죄 실현 사이의 인과관계도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링크 행위에 대해 방조 책임을 인정하는 데 매우 신중해야 함을 강조하였습니다. 링크는 인터넷 공간의 정보를 연결하고 공유하는 핵심적인 수단으로, 링크를 자유롭게 허용함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정보의 자유로운 유통을 촉진할 필요가 있는데, 방조 책임을 쉽게 인정할 경우 자칫 시민들이 인터넷 공간에서 링크 설정을 통해 자유롭게 정보를 교환하고 공유하는 일상적인 인터넷 이용 행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링크 행위자가 ① 정범이 공중송신권을 침해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② 그러한 침해 게시물 등에 연결되는 링크를 인터넷 사이트에 영리적∙계속적으로 게시하는 등으로 공중의 구성원이 개별적으로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침해 게시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정도의 링크 행위를 한 경우에는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범이 성립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은 링크 행위에 대해 저작권침해의 방조범 성립 가능성을 인정하였다는 데 일차적인 의의가 있습니다. 또한 방조범 성립을 위해서는 고의에 관한 엄격한 증명이 요구되고, 영리성∙계속성과 같은 방조행위와 정범의 범죄 실현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근거가 필요하다는 구체적인 기준을 정립하였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로써 ‘다시보기’ 사이트로 인한 저작권침해가 상당 부분 감소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편, 저작권법 전부개정 법률안은 ‘영리를 목적으로 저작권을 침해하는 복제물임을 알면서 공중이 그 복제물에 접근하는 것을 쉽게 하기 위해 그 복제물로의 연결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인터넷 사이트 등을 운영하는 행위, 이와 같은 연결 정보를 위와 같은 인터넷 사이트 등에 제공하는 행위를 저작권 침해 행위로 본다’는 규정(개정안 제184조 제1항 제4호, 제5호)과 ‘영리목적 또는 상습적으로 저작재산권을 공중송신의 방법으로 침해하는 행위를 방조한 자는 직접 침해행위를 한 자가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더라도 종범으로 처벌한다’는 규정(개정안 제205조 제3항)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향후 이 법률안이 통과된다면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과의 관계에 관하여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1 다만, 대법관 3인은 기존 판례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개진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