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기준 기획재정부 국고보조금 사업 예산은 총 1조 4,785억 원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보조금은 6,342억 원에 달합니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에서 국고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고, 그 중요성 또한 매년 커지고 있어 이와 관련한 법적 분쟁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진도군은 2017.경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하 ‘익산청’)에 사업목적을 ‘성장촉진지역 지역접근성 개선 및 지역균형발전’, 세부내역을 ‘도서 급수운반선 건조사업’(이하 ‘급수선 건조사업’)으로 특정하여 국고보조금을 신청하였고, 익산청은 이를 받아들여 국고보조금 교부결정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진도군은 2014년 세월호 사건 이후 진도와 가사도를 연결하는 여객선 운행이 중단되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던 가사도 주민의 교통권 보장 등 시급한 과제 해결을 위하여 익산청에서 급수선 건조사업 명목으로 교부 받은 국고보조금을 ‘도선 건조사업’에 우선 지출하였습니다. 이후 익산청은 위와 같은 진도군의 국고보조금 지출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국고보조금 교부결정을 취소하고(이하 ‘본건 취소처분’), 이어 그 후행처분으로서 진도군에 국고보조금을 반환할 것을 통보하였습니다(이하 ‘본건 반환통보 처분’).
법무법인(유) 세종은 진도군을 대리하여, 본건 반환통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법무법인(유) 세종은 변론절차에서 먼저 본건 취소처분은 제소기간이 경과하여 더 이상 그 취소를 구할 수는 없으나 만약 본건 취소처분에 하자가 있다면 그러한 하자는 그 후행처분인 본건 반환통보 처분에 승계된다는 점, 진도군이 국고보조금을 도선 건조사업에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과 본건 취소처분이 재정자립도가 취약한 진도군에 가져올 재정적 어려움 등을 고려할 때 본건 취소처분은 지나치게 과중하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하자가 있다는 점, 그러한 하자는 그 후행처분인 본건 반환통보 처분에 그대로 승계되므로 본건 반환통보 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주장하였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은 법무법인(유) 세종의 주장을 받아들여 본건 취소처분에 존재하는 재량권 일탈·남용의 하자가 본건 반환통보 처분에 승계된다고 보아 이를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서울고등법원과 대법원 또한 본건 반환통보 처분이 위법하다는 제1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익산청의 상소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본 판결은 (i) 선행처분이자 재량행위인 보조금 교부결정 취소처분과 그 후행처분이자 기속행위인 보조금 반환통보 처분 사이에 하자의 승계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는 점을 인정한 최초의 사례인 점, (ii) 보조금 교부결정 취소처분이 제반 사정에 비추어 수급사업자에게 지나치게 과중한 경우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처분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밝혔다는 점 등에서 선례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향후 보조금 반환통보 처분에 관한 여러 법적 분쟁에서 수급사업자를 두텁게 보호하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