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 차관(Deputy Attorney General of US DOJ)은 2025. 6. 9. 해외부패방지법(Foreign Corrupt Practices Act, 이하 ‘FCPA’) 조사 및 집행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습니다.1

이 가이드라인은 지난 2025. 2. 10.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2으로 FCPA 관련 신규 조사 착수를 원칙적으로 잠정 중단하고 미국의 이익을 적절히 수호할 수 있도록 새로운 지침을 마련하도록 지시하고, 미국 법무부 형사국장이 2025. 5. 12. ‘기업범죄에 대한 선별수사, 공정성, 효율성 확보방안’을 발표3한 데 따른 것으로, 2025. 6. 9. 현지시간 기준으로 FCPA와 관련하여 기존 조사 건의 재개뿐만 아니라 신규 조사 착수가 가능하게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이에 각 기업 입장에서는 FCPA 관련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FCPA 조사 및 집행 가이드라인의 핵심 내용을 확인하고 이에 대해 실무적으로 어떻게 대처하여야 할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FCPA 조사 및 집행 가이드라인의 주요내용

2025. 6. 9.자 FCPA 조사 및 집행 가이드라인 및 DOJ 형사국장 발언4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향후 FCPA 관련 조사 대상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4가지기준을 중점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합니다.

① 범죄단체 및 국제범죄조직 근절

문제되는 행위와 관련하여, (i) 범죄단체 또는 국제범죄조직(Transnational Criminal Organizations, ‘TCOs’)이 연관되어 있는지, (ii) 이들을 위해 페이퍼 컴퍼니 등을 이용한 자금세탁이 이루어졌는지, (iii) 미국 기업 임직원 또는 외국공무원이 이들로부터 부정한 금품을 수수하였는지 여부를 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

② 미국 기업의 경쟁상 이익 보호

문제되는 행위가 미국 기업의 경쟁상 이익을 저해하였는지 또는 미국 기업에 경제적 손해를 야기하였는지 여부를 고려하며, 이때 뇌물을 요구하거나 수수한 외국공무원도 미국에서 처벌할 수 있도록 한 Foreign Extortion Prevention Act(이하 ‘FEPA’)에 따라 외국공무원의 뇌물 요구에 의하여 미국 기업이 어떠한 사업상 피해를 입었는지 여부 역시 고려합니다.

③ 미국의 국가 안보 증진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인프라 또는 자산에 관한 경쟁상의 이익과 관련하여 외국공무원의 뇌물 수수로 인해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발생하는지 여부를 고려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핵심 광물, 파이프라인 등 심해시설, 사회기반시설 등의 자산에 대해 미국기업이 사업상 경쟁력을 유지하는데 장애가 발생하는지를 고려합니다.

④ 고도의 부패행위 중점 조사

DOJ는 미국 기업이 외국의 통상적인 상관례에 따라 인정되는 비용을 지출한 경우에는 FCPA 위반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 반면, 고액 뇌물 수수 사안과 같이 부정한 의도가 강하게 확인되는 경우, 뇌물 수수를 주도면밀하게 숨기려고 노력한 경우, 뇌물 수수를 실현하기 위한 사기적 행위가 수반된 경우, 법 집행을 방해하려고 한 경우에는 중점 조사 대상이 된다는 점을 밝히고 있습니다.

 

2. 기업 입장에서의 실무적 고려사항

위와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과 그에 따른 DOJ의 발표 및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기업들은 아래와 같은 내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① FCPA의 우선 적용대상 기업

FCPA 조사 및 집행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향후 DOJ는 (1) 해외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의 과도한 부담을 덜고, (2) 미국의 이익을 직접 침해하는 행위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DOJ의 입장이 ‘미국 기업에 대해서는 무조건 FCPA 적용을 면제하거나, 외국 기업에 대해서만 FCPA를 적용하겠다’는 취지는 아닙니다.  DOJ가 최근 설명한 바와 같이, FCPA의 적용이 단순히 해당 기업의 국적 또는 해당 기업의 본사 소재지에 따라 구별되는 것은 아니고, 문제된 행위가 ‘미국 또는 미국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부패행위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됩니다.

이때 ‘미국 또는 미국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부패행위’는 반드시 미국 기업과 직접적으로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에만 국한된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미국 기업과 경쟁관계에 있는 타 기업과 협력사 관계를 이루어 간접적으로 미국 기업과 경쟁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 미국의 국가안보와 관련된 산업에서 활동하는 경우 등에도 만약 실질적으로 미국 또는 미국 기업의 이익을 저해하는 경우에는 마찬가지로 FCPA 우선 집행 대상에 해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주의를 요합니다.

특히 최근 트럼프 정부가 관세 정책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철강(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등 파생제품 포함) 및 알루미늄, 자동차∙항공기 및 부품, 중국산 수입품 등 산업 분야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기업의 경우에는 FCPA의 적용 리스크가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② FEPA와의 관계에서 고려할 점

2023. 12. 22. 바이든 정부 시절 시행된 FEPA는 미국 기업 등에게 뇌물을 요구하거나 미국 기업 등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하는 외국 공무원을 미국에서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법입니다.6  이러한 FEPA는 기존에 FCPA가 미국 기업 등이 외국 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하는 경우 뇌물을 제공하는 자만을 처벌의 대상으로 삼았던 것을 보완하고,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발생하는 뇌물 수수에 대해 더욱 강력한 대응을 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입니다.

FCPA 조사 및 집행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DOJ는 문제되는 행위가 미국 기업의 경쟁상 이익을 저해하였는지 여부 또는 미국 기업에 경제적 손해를 야기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FEPA에 따라 외국공무원의 뇌물 요구에 의하여 미국 기업이 피해를 입었는지 여부 역시 고려하여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기업 입장에서는 향후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이루어지는 뇌물 수수로 인하여 미국 기업이 피해를 입었는지 여부가 문제되는 경우에 외국공무원에 대한 DOJ의 조사 및 처벌이 가능해졌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하여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기업의 처벌가능성 역시 더 높아졌다고 볼 수밖에 없으므로, 기업의 활동 지역과 상관없이 과거에 비해 더욱 예민한 판단이 요구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③ 자진신고 제도의 강화

최근 DOJ 형사국은 기업수사 및 자진신고 정책(Criminal Division Corporate Enforcement and Voluntary Self-Disclosure Policy, ‘CEP’) 개정본7을 발표하면서 자진신고 제도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조사 대상이 된 기업이 CEP 적용을 위한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기소 자체를 면제하거나(Declination to Prosecute), 준(near-miss) 자진신고로 인정하여 양형상 유리하게 취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8

다만 DOJ는 자진신고의 혜택을 강화한 것과 동시에, 자진신고의 기회를 저버리는 기업에 대해서는 매우 강도 높게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의 입장에서는 (만약 관련된 다른 조사 대상자가 자진신고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진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조사 및 처벌의 수위가 대폭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의 입장에서는 다른 경쟁사업자 뿐만 아니라 동일한 사업의 협력업체들과의 관계에서도 자진신고의 필요성 및 시기와 관련하여 기민하게 대응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DOJ는 공식적으로는 자진신고자에 대해 순위를 부여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 않으나, 최근 동일하거나 유사한 범죄를 행한 기업 중 최초로 자진신고를 하는 경우에는 그에 따른 혜택이 주어질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이 강화된 자진신고 제도로 인해 불이익을 입지 않기 위해서는 FCPA 적용 관련 리스크 및 자진신고 제도 활용 여부를 적시에 검토하여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④ DOJ의 조사 및 집행 관련 재량

이번에 발표된 FCPA 조사 및 집행 가이드라인에도 불구하고, DOJ는 여전히 FCPA 조사 및 집행과 관련하여 재량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 있음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DOJ는 각 사건이 중점 조사 및 집행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 FEPA와의 관계에서 외국공무원을 포함한 조사 및 집행 수위, 합의 조건, 자진신고자와 미신고자 간의 차별적 취급 정도 등과 관련하여 FCPA 조사 및 집행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상당한 유연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같은 맥락에서 DOJ는 FCPA 조사 및 집행 가이드라인의 기준을 적용하여 기존 사건 중 일부는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종결하였다고 언급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DOJ가 단순히 법인뿐만 아니라 실제 행위자인 개인에 대해서도 집중적이고 신속한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점 역시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아가 최근 새 정부가 출범한 대한민국의 경우에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규모 및 권한 확대를 예고하는 등 공직자 부패범죄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므로, FCPA 조사 및 집행과 관련하여 대한민국 사법당국과 DOJ와의 공조 체계 역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3. 향후 대책

FCPA 조사 및 집행 가이드라인은 향후 신규 착수되는 사건뿐만 아니라 기존에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서도 적용되므로, 기업의 입장에서는 FCPA 관련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사전 조치와 함께, FCPA 조사 대상이 되었을 경우의 정확한 대응 필요성 역시 증가하였다고 할 것입니다.

첫째, FCPA 관련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서, FCPA 적용 대상기업에 해당될 가능성 여부와 관련하여 대상기업의 사업∙시장 검토, 컴플라이언스 체계 구축을 위한 내부규정 정비 및 관련 교육, 컴플라이언스 실무 점검 및 개선, 관련 내부조사 등의 조치를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FCPA 조사 대상이 된 경우에는, 국내 로펌 및 미국 내 로펌과의 네트워크∙협업을 통한 DOJ와의 합리적인 커뮤니케이션 체계 구축, 자진신고 제도 활용 여부에 대한 신속한 검토∙진행 등 수사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FCPA 또는 FEPA 위반과 관련하여 발생할 수 있는 기업 자산의 동결 등을 선제적으로 예방할 수 있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아가 문제되는 사안이 FCPA 조사 및 집행 가이드라인에서 강조한 4가지 중점 수사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을 포함하여 개별 사안별로 기업의 입장에서 필요한 사실관계를 적시에 소명하고, 필요 시 미국 수사당국과의 양형 관련 합의조건에도 유리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무법인 세종의 반부패∙내부조사 및 국제형사팀은 국내외 금융회사 및 대기업들에 대한 미국 FCPA와 OFAC(해외자산동결)와 관련한 검사·조사 및 내부통제, 지배구조에 대한 기업 자문을 전문적으로 수행해 왔습니다.  더불어, 미국 검찰, 법무부(DOJ), 증권거래위원회(SEC) 또는 세계은행(World Bank) 등 여러 해외 기관의 조사에 대한 대응 및 e-디스커버리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사건에서 우수한 성과를 창출해내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해 궁금하신 사항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하신 경우 언제든지 아래 연락처로 연락하여 주시면 보다 자세한 내용을 상담하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https://www.justice.gov/dag/media/1403031/dl
2 https://www.whitehouse.gov/presidential-actions/2025/02/pausing-foreign-corrupt-practices-act-enforcement-to-further-american-economic-and-national-security/
3 https://www.justice.gov/opa/media/1400141/dl?inline
4 https://www.justice.gov/opa/speech/head-justice-departments-criminal-division-matthew-r-galeotti-delivers-remarks-american
5 다만 DOJ는 이러한 4가지 기준에 해당되는 경우에만 FCPA 조사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밝히고 있으므로, 향후 DOJ의 실무적 경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으며, 미국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FCPA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6 https://www.shinkim.com/kor/media/newsletter/2317
7 https://www.justice.gov/criminal/media/1400031/dl?inline
8 특히 내부고발자(Whistleblower)가 기업과 DOJ에 모두 고발을 한 경우에도, 기업이 120일 이내에 자진신고를 하고 나머지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는 여전히 기소 면제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DOJ는 최근 2025. 5. 12. 내부고발자 보상 프로그램 역시 강화하여(https://www.justice.gov/criminal/media/1400041/dl?inline), 기업의 입장에서는 FCPA 적용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기민하게 자진신고 여부를 판단하고 대응할 필요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