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상장주식의 현물분할을 인정한 대법원 판례

최근 대법원은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에서 비상장주식의 분할방법에 대해 의미 있는 판단을 제시하였습니다. 대상판결에서 대법원은 원칙적으로 주식을 보유한 배우자에게 주식을 귀속시키고 상대방에게 금전으로 정산하는 대상분할을 우선 고려하되, 형평에 반하는 경우에는 주식 자체를 이전하는 현물분할 등 다양한 방법을 혼용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은 재산분할을 넘어 비상장회사의 지배구조와 경영권 유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가족회사나 창업주 중심의 비상장회사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2. 대상판결의 의의 : 대상분할 우선 원칙과 현물분할 혼용 가능성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피고가 재산분할금을 지급하기 위해 사실상 비상장주식을 처분하거나 담보로 제공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그 과정에서 경영권 상실, 유동성 부족, 세금 및 비용 부담 등의 중대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중시하였습니다. 반면 원고가 일부 주식을 현물로 분할받더라도 경제적 곤궁에 처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하였습니다.

이에 대법원은 주식 전부를 피고에게 귀속시키고 거액의 재산분할금을 지급하도록 한 원심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은 비상장주식의 재산분할에서 대상분할 방식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되, 구체적 사정에 따라 현물분할과 대상분할을 혼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여야 함을 확인한 판결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현물분할 이후의 주요 법률적 쟁점

비상장주식은 상장주식과 달리 시장가격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재산분할 과정에서 감정 등을 통해 가치를 산정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는 순자산가치, 수익가치, 영업권, 경영권 프리미엄, 환가가능성 등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가 문제되는데, 대상판결은 비상장주식의 객관적 가치 산정과 현금화가 쉽지 않다는 점이 재산분할 방법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주식의 평가액 자체뿐만 아니라 실제 환가가능성, 세금·거래비용·금융비용 등을 어떻게 고려할 것인지도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비상장회사에는 정관상 양도제한이나 주주간계약상 우선매수권, 동의권, 처분제한 등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법원이 비상장주식의 현물분할을 명하는 경우, 그에 따른 주식 이전이 정관 또는 계약상 제한의 적용을 받는지, 회사가 이를 거부할 수 있는지 등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이는 재산분할의 실효성과 회사의 폐쇄적 지배구조 보호가 충돌하는 영역으로서 향후 중요한 논의 대상이 될 것입니다.

나아가 현물분할을 통해 전 배우자가 새롭게 소수주주가 되는 경우, 의결권 행사, 배당정책, 회사 정보 접근, 이사 책임 추궁 등을 둘러싸고 회사 또는 기존 지배주주와 추가적인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폐쇄회사에서는 소수주식의 환가가 쉽지 않은 만큼, 회계장부 열람·등사청구권, 주주제안권,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권, 대표소송 등 각종 소수주주권 행사가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현물분할은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 분쟁을 종결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회사법상 분쟁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대상판결은 기존 주주가 재산분할금 지급을 위해 주식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과 비용 부담도 고려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에는 양도소득세, 금융비용, 담보대출 비용 등 주식의 현금화에 수반되는 비용을 재산분할금 산정에 어느 정도 반영할 것인지도 중요한 쟁점으로 다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4. 비주주 배우자의 현물분할 청구 가능성

대상판결은 기존 주주 배우자가 거액의 대상분할금 지급 부담을 지게 된 사안에서 선고된 판결입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기존 주주가 아닌 배우자가 비상장주식의 현물분할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경우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될 수 있는지가 문제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비상장주식의 폐쇄성, 소수주식의 환가 곤란성, 경영참여의 어려움, 다수주주에 의한 회사가치 훼손 위험 등을 이유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급적 대상분할 방식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비주주 배우자가 현물분할을 요구한다고 하여 그 요구가 곧바로 받아들여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비주주 배우자가 현물분할을 요구하는 목적이 기존 주주 배우자와 경영권을 다투는 데 있는 경우에는, 법원이 현물분할에 보다 신중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대상판결이 현물분할 등 혼용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대상분할만을 명할 경우 기존 주주 배우자에게 과도한 유동성 부담이나 경영권 상실 위험이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므로, 현물분할이 오히려 전 배우자 간 경영권 분쟁을 초래하거나 회사의 경영 안정성·존속가치를 해칠 우려가 있다면 이는 현물분할을 제한하는 사정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정관상 주식양도 제한 조항이나 주주간계약상 양도제한·우선매수권 조항이 존재한다면 이는 비주주 배우자가 현물분할을 요구하는 국면에서 기존 주주 배우자가 현물분할의 실효성이나 적정성을 다투는 주요 방어 논거로 기능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반면 비주주 배우자가 단순히 경제적 이익 확보를 위해 일부 현물분할을 희망하고, 해당 배우자가 회사의 형성·성장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였으며 현물분할이 회사 운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에는 현물분할 또는 현물분할과 대상분할의 혼용이 검토될 여지도 있습니다.

결국 대상판결은 비상장주식의 현물분할 가능성을 인정하였으나 이를 새로운 원칙으로 선언한 것은 아니며, 향후 법원은 대상분할의 현실성, 회사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 당사자 간 실질적 형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재산분할 방법을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5. 대상판결의 시사점 : 비상장법인 오너·경영진의 사전 점검 필요성

비상장주식의 경우 일반적으로 환가성이 떨어지고 정보공개가 제한적이므로 소수지분권자의 권리는 제약이 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과반수 지분을 가진 경우에는 그 권리행사에 용이합니다. 다만 소수지분권자의 존재는 비상장법인의 신속하고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제약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상장주식이 부부 공동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혼사건에서 대상판결은 현물분할에 있어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였는바, 비상장법인의 오너나 경영진들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지배구조의 보장 장치(정관 및 주주간계약상 양도제한 규정 포함)를 사전 검토하고, 재산분할로서 일부 주식을 분할받은 전 배우자의 회계장부 열람·등사청구권, 주주제안권,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권, 대표소송 등 각종 소수주주권 행사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