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 ‘추천경로’에서 ‘후보 그 자체’로

최근 국민연금과 기관투자자, 의결권 자문사가 주주총회 임원 선임 안건에서 던지는 질문이 예전과 사뭇 달라졌습니다. 과거의 관심이 ‘누가 추천했는가’, 즉 추천경로에 있었다면, 이제는 ‘그 후보가 임원으로서 실제로 적격한가’, 다시 말해 후보 그 자체의 적격성으로 옮겨갔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2026년 정기주주총회에서 뚜렷하게 확인되었습니다.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는 한 상장 보험사에서 행동주의 펀드가 주주제안으로 추천한 후보가 치열한 표 대결 끝에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로 선임되어, 업계 최초의 주주제안 이사 선임 사례로 기록되기도 하였습니다. 회사가 아닌 외부 주주가 추천한 후보라 하더라도 그 독립성과 전문성이 인정되면 일반주주의 지지를 얻어 실제로 이사회에 진입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후보에 대한 지지도, 반대도 이제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사이의 지분 대결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후보 개인의 전문성과 독립성, 겸임 현황, 기업가치 훼손 이력, 이사회 출석 이력과 같은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한 사실관계가 찬반의 근거로 자리잡았기 때문입니다. 후보 그 자체의 적격성이 선임의 향방을 가르는 시대, 바야흐로 이사 후보 '검증의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2026년 정기주주총회에서 확인된 임원 선임 반대 동향과 그 근거를 짚어보고, 임원 후보에 대한 사전 검증이 왜 필요한지, 그리고 그 검증이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2. 의결권 자문사는 무엇을 근거로 반대하는가

2026년 정기주주총회 시즌의 임원 선임 안건을 분석한 국내 의결권 자문기관 3사의 자료를 보면, 반대율의 증감 방향은 엇갈립니다. 한국ESG기준원은 반대 권고율이 19.0%로 전년(16.7%) 대비 상승한 반면, 한국ESG연구소는 9.2%로 전년(11.3%) 대비, 서스틴베스트는 11.2%로 전년(16.5%) 대비 각각 하락하였습니다.

주목할 점은 증감 방향과 무관하게 3사 모두 여전히 10% 안팎의 임원 선임 안건에 반대를 권고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반대 근거는 사내이사·기타비상무이사의 경우 기업가치 훼손 우려가, 독립이사·감사·감사위원의 경우 독립성 훼손 우려가 가장 큰 반대 사유라는 뚜렷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이 의결권 행사 과정에서 이러한 반대 권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이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있는 수치가 아닙니다.

자문사와 기관투자자가 반대로 돌아서는 사유는 대부분 후보 개인에 관한 검증 가능한 사실관계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 특수관계·거래관계에서 비롯된 독립성 훼손 ▲ 상법·자본시장법상 결격사유(행정·사법 제재, 겸임 제한 등) ▲ 기업가치 훼손 이력 ▲ 과도한 겸임에 따른 직무 충실성 부족 ▲ 낮은 이사회 출석률 등 부실한 활동 이력 등이 확인되면 반대 권고로 이어집니다.

 

3. 왜 상정 이전의 사전 검증이 필요한가

가. 형식적 서류 검토의 사각지대

문제는 이러한 사유의 상당수가 후보의 겉으로 드러난 약력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서스틴베스트의 실제 반대 권고 사례들이 이를 잘 보여줍니다.

A사의 분리선출 감사위원 후보는 그룹과 특수관계가 있는 재단법인의 등기이사를 지낸 이력이, 다른 후보는 회사의 주주이자 특수관계가 있는 학교법인의 감사로 재직한 이력이 문제가 되어 독립성 결여를 이유로 반대 권고를 받았습니다. 또 다른 후보들은 재직 기간이 10년을 넘긴다는 점에서 장기 재직에 따른 독립성 훼손이나 현재 법 위반으로 집행유예 중에 있다는 것이 반대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특히 집행유예 중인 후보와 관련하여 그를 후보로 상정하는 데 찬성한 독립이사들에 대해서도 그러한 후보의 선임을 승인한 책임을 물어 재선임에 대한 반대 권고가 내려졌습니다.

이처럼 특수관계·거래관계, 장기 재직, 사법 리스크 등은 이름과 약력 위주의 형식적인 서류 검토만으로는 충분히 포착되지 않으며, 자문사의 반대 보고서를 통해 비로소 드러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는 회사와 후보 본인 모두에게 상당한 위험을 초래합니다. 회사로서는 반대 권고로 인한 표 대결의 불확실성 이외에도 그 존재만으로도 회사의 평판이 손상될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고, 후보 본인으로서는 선임 자체가 무산되거나 사후적으로 자격 시비에 휘말리게 됩니다. 결국 임원 선임 절차의 성패는 후보를 상정하기에 앞서 그 적격성을 얼마나 객관적으로 검증하였는가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나. 사전 검증을 요구하는 제도적·국제적 흐름

같은 문제의식은 개별 회사 차원을 넘어 제도적으로도 확인됩니다. 최근 이훈기 의원은 상장회사가 이사·감사 후보자를 공시할 때 최대주주와의 관계, 독립성 판단의 구체적 근거, 타 기업 겸직 여부 등을 의무적으로 포함하도록 하는 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였습니다(의안번호 제2218774호). 이름과 약력 위주의 형식적 공시를 벗어나 후보자의 독립성을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 정보를 주주에게 제공하도록 한다는 취지입니다. 입법의 향방에 따라 후보자 적격의 사전 검증이 단순한 리스크 관리를 넘어 공시 의무의 차원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ISS와 Glass Lewis 등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은 오래전부터 임원 후보의 기업가치 훼손 이력, 특수관계로 인한 독립성 저해 여부 등을 자체 심사 기준으로 삼아 후보자에 대한 찬반 여부를 판단하여 왔으며, 국내 의결권 자문사 역시 이러한 해외 관행을 참고하여 자체 가이드라인을 정교화하고 있습니다. 해외 기관투자자가 상당한 지분을 보유한 국내 상장회사라면, 사전 적격성 검증에서 국내 자문사뿐 아니라 해외 자문기관의 심사 기준이나 관행까지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같이 사전적 적격성 검증은 특정 국가나 특정 투자자에 국한된 요구가 아니라, 이사회의 실효적 감독 기능을 담보하기 위한 전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4. 이사 후보 검증의 수준을 다시 쓰다 – 국내 최초의 이사 후보 공개검증 절차

최근에는 이사 후보 검증의 눈높이 자체를 한 단계 끌어올린 사례가 등장하였습니다. 영풍·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분리선출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후보를 주주제안 방식으로 추천하기에 앞서 후보 공개모집 절차를 진행하였고, 법무법인(유) 세종 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절차의 기획부터 후보 발굴·검증·추천에 이르는 전 과정을 자문하였습니다. 후보 발굴 단계부터 지배구조 관련 기관·학계·전문가 단체가 참여하고, 상법상 결격사유와 독립성·이해상충 여부를 단계적으로 검증하는 이러한 공개검증 절차는 국내 자본시장에서 처음 시도된 것입니다.

실제로 이 절차를 통해 기업경영·회계재무·컴플라이언스·ESG·산업기술·리스크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10인 이상의 후보가 발굴되었고, 이어 철저한 검증을 거쳐 해외 연기금 운용사에서 약 20년 가까이 아시아·태평양 책임투자 및 기업지배구조 부문을 총괄하고 국민연금공단 ESG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가 최종 후보로 선정되었습니다.

이는 이사 후보에 대한 검증이 이름과 약력을 확인하는 형식적 절차를 넘어, 결격사유와 독립성·이해상충을 객관적이고 체계적으로 규명하는 수준까지 요구되기 시작하였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특히 경영권 분쟁과 같이 이사회 구성의 정당성 자체가 첨예하게 다투어지는 국면에서는, 후보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하는 사전 검증 프로세스가 설득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됩니다.

 

5. 세종 기업지배구조연구소의 임원 후보 적격성 사전 검증 서비스

법무법인(유) 세종은 이러한 제도 변화의 흐름에 발맞춰, 국내 로펌 최초로 지배구조전략센터 산하 기업지배구조연구소를 통해 이사 후보 적격성 검증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선정한 후보에 대하여 법률적 관점에서 다음 사항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그 결과를 문서화하는 작업입니다.

① 상법·자본시장법 등 관계 법령상 결격사유 해당 여부에 대한 법률 검토

② 특수관계·거래관계 분석을 통한 독립이사·감사위원 독립성 점검

③ 과거 이사회 출석률, 안건 찬반 이력 등 이사회 활동 내역 분석

④ 겸임 현황 등 직무 수행 가능성에 대한 객관적 검토

⑤ 기업가치 훼손 이력에 대한 검토

검토 결과는 법무법인(유) 세종 기업지배구조연구소 명의의 임원 적격성 검증 보고서로 정리되며, 부적격 사유가 발견되지 않는 경우에는 그 취지를 명시한 확인서(인증서)를 함께 발급합니다. 이 확인서는 임원(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심의자료로 활용할 수 있음은 물론, 기관투자자와 의결권 자문기관을 설득하는 소명자료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임원 선임의 성패는 후보를 이사회에 올리기 전에 이미 결정됩니다. 반대의 기준이 ‘누가 추천했는가’에서 ‘실제로 적격한가’로 옮겨간 지금, 사전 검증은 더 이상 선택적 절차가 아니라 이사회 구성의 적법성과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필수적 리스크 관리 수단입니다. 흔들림 없는 주주총회를 준비하신다면, 세종 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그 첫 단추를 함께 채우겠습니다.

법무법인(유) 세종의 기업지배구조전략센터 산하 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이사 후보 적격성 검증을 비롯하여 주주환원 및 IR 전략 수립, 기업가치 제고계획 수립과 관련 공시, 지배주주의 승계전략 자문, 이사회 운영 선진화 방안, 임원 보수 정책 수립 등 다양한 이슈에 관하여 축적된 실무 경험과 분석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사·감사 후보의 적격성 검증이 필요하거나 주주총회·이사회 운영 전반의 리스크를 점검하고자 하는 기업은 언제든지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