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배경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은 구청장으로부터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은 후, 조합원들로부터 분양신청(이하 ‘최초 분양신청’)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이 사건 정비구역 안에 있는 공동주택 1세대의 소유자인 조합원으로, 최초 분양신청 당시 아파트 112㎡형을 1순위로 하여 분양신청을 하였습니다.  

이후 조합은 구청장으로부터 사업시행계획변경인가를 받아 조합원들에게 평형변경신청 통지 및 공고를 하였고, 원고는 1순위 120㎡형, 2순위 59㎡형으로 분양신청을 하였습니다.  조합은 조합원 총회 의결이나 이사회 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평형변경신청기간을 한 차례 연장(이하 ‘이 사건 기간연장’)하였으며, 위 기간 동안에는 최초 분양신청을 하였으나 평형변경을 신청하지 않았던 조합원 24명(이하 ‘연장신청 조합원들’)이 새로 평형변경신청을 하였습니다. 

조합은 평형변경신청 현황을 토대로 관리처분계획(이하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여 2020. 5. 23. 총회 의결을 거쳐 2020. 6. 29. 구청장으로부터 이를 인가받았습니다.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에 따른 동호수 추첨 결과 원고에게는 2순위 59㎡형 아파트가 배정되었습니다.  한편, 원고는 2021. 8. 12.경 제3자에게 59㎡형 아파트에 대한 조합원 지위를 양도하였습니다. 

조합은 2023. 9. 11. 이사회 결의를 통해 이 사건 기간연장 및 연장신청 조합원들에 대한 분양권 지급에 관한 안건을 조합원 총회에 상정하여 조합원들로부터 추인을 받기로 하였고, 2024. 2. 17. 조합원 임시총회에서 전체 조합원 854명 중 588명의 찬성을 통해 의결(이하 ‘이 사건 추인의결’)하였습니다.

원고는 조합이 총회 의결이나 이사회 의결 없이 이 사건 기간연장 행위를 하여 연장신청 조합원들 중 3명 및 조합원 1명에게 120㎡형 아파트를 배정한 것이 조합의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합에게 원고가 1순위로 신청한 120㎡형 아파트를 배정받지 못하고 2순위로 신청한 59㎡형 아파트를 배정받아 입게된 손해를 청구하였습니다.

 

2. 쟁점 및 법원의 판단

법무법인(유) 세종은 조합을 대리하여,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은 하자가 치유되어 처음부터 적법한 행위와 같은 효과가 있으므로 원고의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한다’는 법원의 판단을 이끌어냈습니다.

가.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의 하자는 중대하고 명백하지 아니하여 무효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며, 절차적 하자에 해당함

원고는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은 조합이 총회 결의나 이사회 결의도 거치지 않은 채 자의적으로 평형변경신청 기간을 연장하여 추가로 평형변경신청을 받아 수립된 것으로 이로 인해 120㎡형을 분양받을 수 있었던 조합원들의 재산권이 본질적으로 침해되었으므로 위법하고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유) 세종은, (ⅰ) 연장신청 조합원들은 모두 최초 분양신청 기간 내에 적법하게 분양신청을 마친 조합원인 점, (ⅱ) 조합은 최초 분양신청을 했던 조합원들 중 평형변경을 하지 못한 조합원들이 발생하자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평형변경신청기간 연장 권고를 받아 이 사건 기간연장을 한 점, (ⅲ) 2020. 5. 23. 조합원 임시총회에서 평형변경신청 결과가 반영된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이 압도적 다수(찬성률 89.7%)로 의결되었고,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은 구청장으로부터 인가를 받은 점, (ⅳ) 조합은 도시정비법상 분양신청기간의 연장에 대한 재량이 있는 점, (ⅴ) 조합은 이 사건 기간 연장 등에 관하여 추인의결을 거쳤던 점을 들어,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의 하자는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볼 수 없어 치유 가능한 절차적 하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법무법인(유) 세종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여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의 하자는 무효사유에 해당하지 않고 절차적 하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 이 사건 추인의결로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의 하자가 치유됨

원고는 설령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의 하자가 치유 가능한 하자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추인의결 이전에 조합원들에 대하여 연장신청 조합원들에 대한 배정이 위법하여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점, 일부 조합원들이 희망하는 평형배정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 등에 관한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추인의결이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하자가 치유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무법인(유) 세종은 (ⅰ) 이 사건 추인의결 전에 이 사건 기간연장 경위에 관하여 안내책자, 질의응답으로 충분한 설명이 이루어진 점, (ⅱ) 이 사건 추인의결에서 조합원 2/3 이상(588명/854명)이 찬성하여 조합원의 총의가 확인된 점, (ⅲ) 이와 같은 조합의 총의에 비추어 보면, 조합이 총회 의결을 거쳐 연장신청 조합원들에 대하여 조합원 지위를 부여하고 새로운 분양신청절차를 진행하더라도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에서 정한 것과 동일한 결과를 얻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들어 적극적으로 반박하였습니다.  이에 더하여 (ⅳ) 원고가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에 대하여 다투지 않은 상태에서 2021. 8. 12.경 배정받은 59㎡형 아파트에 대한 조합원 지위를 제3자에게 양도하였으므로 그 무렵부터 더 이상 조합에 대하여 120㎡형 아파트를 배정받을 권리를 주장할 수 없게 되었다는 점에 관해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였습니다. 

법원은 위 쟁점에 있어서도 법무법인(유) 세종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여, 이 사건 추인의결이 무효라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추인의결로 인하여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의 하자는 치유되었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3. 시사점 – 재개발 조합의 절차상 하자 발생 시 대응 

재개발 조합은 정비사업 과정에서 시간에 쫓기다가 충분한 법적 검토를 거치지 못하고 총회 의결이나 이사회 결의 등 필요한 절차를 하지 않는 실수를 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 조합원들은 절차상 하자를 문제삼아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정비사업 각 단계의 효력을 다투는 등 다양한 분쟁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정비사업 과정에서 총회 의결이나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조합의 절차 진행에 대한 광범위한 재량권을 고려하였을 때 그러한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아가 이번 판결은 조합원들에게 충분한 설명이 이루어진 사정을 참작하여 총회의 추인 의결로써 절차적 하자가 치유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습니다.

재개발 조합으로서는 우선 정비사업을 진행하면서 절차상 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겠으나, 만약 총회 의결, 이사회 결의 등에 관한 절차상 하자가 발생한 경우 충분한 법적 검토를 거쳐 그 하자를 치유하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