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상장회사의 합병 등 거래에 적용되는 가액의 산정 기준을 개편하는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026. 8. 20.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2026. 9. 8. 공포되었습니다. 

종래 자본시장법은 주권상장법인이 그 계열회사와 합병(포괄적 주식교환·이전, 분할합병 포함)을 하는 경우 주권상장회사인 당사회사는 거래소에서 형성된 시가를 일정한 산식에 따라 반영한 가격을 기준가액으로, 주권비상장회사인 당사회사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가중산술평균한 가격을 기준가액으로 하여 합병 가액 등을 정하도록 하고 있었으며, 비계열회사와의 합병의 경우에는 위와 같은 방법을 적용하지 않고 당사회사들이 자율적으로 합병의 가액을 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개정법은 주권상장법인의 합병 등*에 있어서 계열회사 여부를 불문하고, 주식가격, 자산가치, 수익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산정된 공정한 가액으로 합병 등의 가액을 정하도록 변경하는 것을 핵심으로 합니다(제165조의4 제1항).  이와 더불어 개정법은 이사회의 의견서 작성·공시(같은 조 제2항), 외부평가기관의 평가 및 공시(같은 조 제3항), 계열회사 간 합병 등의 경우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에 의한 외부평가기관 선정(같은 조 제4항), 계열회사 간 합병 등의 경우 그 특수관계인(공정거래법 제9조 제1항의 특수관계인을 말함)과 상대 법인과의 이해관계 공시(같은 조 제6항)에 관한 내용을 법률에 명시하였습니다.  나아가 주권상장법인의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시 그 매수가격도 위 공정가액 산정방식으로 정하도록 변경하였습니다(제165조의5 제3항 단서).

* 합병, 분할·분할합병, 중요한 영업·자산의 양수·양도, 포괄적 주식교환·이전 등

 

2. 개정 배경: 주식가격 기준 합병 등의 가액 산정방식에 관한 문제의식

현행 자본시장법 및 시행령과 같이 주권상장법인의 합병 등의 거래 시 또는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시 그 가액을 증권시장에서 거래된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에 대해, 지배주주가 자신에게 유리한 시점을 취사선택함으로써 일반주주의 이익과 상충되는 방향으로 합병가액이나 매수가격이 산정되도록 할 유인이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금융위원회도 상장법인의 합병 등의 가액이 시장가격에만 의존하다 보니 지배주주 등이 유리한 거래조건을 형성하고자 의도적으로 시장가격이 저평가된 시기를 선택하여 합병을 추진하거나 주가 누르기를 한다는 지적이 있어 왔음을 이번 개정의 추진배경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즉 개정법은 주권상장법인이 합병 등의 거래를 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계열회사 여부를 불문하고 모두 공정가액에 따라 가액을 산정하도록 하고 이를 법률에 직접 규정함으로써 상장회사 합병 등 거래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더욱 강화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3. 개정법의 주요 내용

가. 합병 등의 가액에 관한 공정가액 원칙 도입

개정법은 합병 등의 가액 산정 시 시가, 자산가치, 수익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공정가액을 적용하도록 하였습니다(제165조의4 제1항).  이는 시장가격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소를 반영하여 기업의 실질적인 내재가치를 산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참고로 금융위원회는 자산가치를 순자산을 발행주식총수로 나누어 산정한 가치로, 수익가치는 미래의 수익가치 산정에 관하여 현금흐름할인모형(DCF) 또는 배당할인모형(DDM) 등의 모형을 적용하여 합리적으로 산정한 가치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나. 이사회 의견서 작성·공시 및 외부평가 의무 부과

합병 등을 결의하는 경우 주권상장법인의 이사회는 그 목적, 기대효과, 가액의 적정성 등에 대한 의견서를 작성·공시하여야 합니다(제165조의4 제2항).  이는 기존에 자본시장법 시행령(제176조의5 제6항)과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제2-9조가 규정하고 있던 이사회 의견서 제도를 법률에 규정함으로써 규범적 효력을 강화하였습니다.

다. 외부평가기관의 평가 및 공시

주권상장법인은 외부평가기관으로부터 가액과 거래조건의 적정성 등에 대한 평가를 받아 그 결과를 공시하여야 합니다(제165조의4 제3항).  기존 자본시장법에서는 일정한 합병 등에 대하여 외부 전문평가기관으로부터 “평가”를 받도록 하고 있었는데(제165조의4 제2항), 개정법은 평가에만 그치지 않고 이를 법률로 “공시”까지 하도록 함으로써(제165조의4 제3항) 보다 투명한 정보 공개가 이루어지도록 하였습니다.

라. 계열회사 간 거래에서 외부평가기관 선정 주체 변경 및 공시 강화

계열회사 관계에 있는 주권상장법인 간이나 주권상장법인과 주권비상장법인 간의 합병 등에 대해서는 외부평가기관을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가 선정하도록 하였습니다(제165조의4 제4항).  이는 기존 자본시장법 시행령에서 외부평가기관의 선정에 대하여 감사의 동의 또는 감사위원회의 의결을 받도록 하였던 것(제176조의5 제10항)을 보다 강화한 것으로, 선정 주체를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로 변경함으로써 계열회사 간 합병 등에 대한 외부평가의 독립성을 보다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주권상장법인은 계열회사 간 합병 등에 있어서 그 특수관계인과 합병 등의 상대 법인과의 이해관계(채무보증, 담보제공, 임원겸직 등)를 추가로 공시할 의무를 부담합니다.

마.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시 매수가격 산정방법의 변경

기존 자본시장법 및 시행령에서는 주권상장법인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시 그 매수가격은 원칙적으로 주주와 회사가 협의하여 정하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증권시장에서 거래된 가격을 기준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개정법은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이사회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절차와 방법에 따라 주식가격·자산가치·수익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매수가격을 산정하도록 하였습니다(개정법 제165조의5 제3항 단서).  이는 합병 등의 가액과 주식매수청구가격의 산정기준을 일치시키고자 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다만 주주와 회사의 협의 및 법원에 의한 가격 결정이라는 기본 구조는 유지되므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회사 또는 주주가 법원에 매수가격 결정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바. 금융위원회 조치 사유의 추가

개정법에 따르면, 주권상장법인이 이사회 의견서 작성 및 공시, 외부평가기관 선정, 이해관계 공시, 매수가격 산정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경우, 금융위원회는 그 이유를 제시한 후 그 사실을 공고하고 정정을 명할 수 있으며, 필요한 때에는 임원의 해임 권고, 일정 기간 증권의 발행 제한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제165조의18).

사. 입법 과정에서 제외된 쟁점

개정법의 입법 과정에서 아래 두 가지 쟁점은 위원회 대안에 포함되지 않았고, 개정법에도 포함되지 못하였습니다.  다만 재차 법 개정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향후 입법 동향을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1) 합병 등의 가액이 불공정하게 결정되어 투자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해당 법인과 이사·감사 등이 연대하여 손해배상을 하도록 하고 고의 또는 과실 없음에 대한 증명책임도 부담시키는 내용
(2) 종전 이강일 의원안(의안번호 2210863)에 규정된 공정가액이 순자산가치에 미달하면 순자산가치를 공정가액으로 보는 내용

 

4. 기업이 고민해야 하는 지점

가. 합병 등의 절차를 계획·진행하고 있는 경우 개정법의 시행시기를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정법은 2026. 12. 9.부터 시행되고, 합병 등의 가액 산정에 관한 제165조의4와 주식매수청구가격에 관한 제165조의5 제3항의 개정규정은 시행 이후 합병 등에 관한 이사회 결의를 하는 경우부터 적용됩니다.

따라서 올해 말 혹은 내년 초에 합병 등을 계획하고 있는 주권상장법인은 현재의 합병 등에 대한 타임테이블을 점검하고, 만약 현행법에 따라 합병 등의 절차를 진행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개정법 시행 전에 합병 등에 관한 이사회 결의를 마쳐야 할 것입니다. 

다만 이러한 경우 개정법의 적용을 의도적으로 회피하려 한다는 논란이나 주주나 기관투자자들의 반발이 초래될 수 있으므로, 이사회 결의 시점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 합병 등에 있어서 최근 변화된 절차에 맞추어 준비하여야 합니다.

개정법은 이사회의 의견서 작성·공시, 외부평가기관의 평가 및 공시의 내용을 담고 있고, 특히 계열회사 간 합병 등의 경우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에 의한 외부평가기관 선정, 그 특수관계인과 상대 법인과의 이해관계 공시와 같은 기존보다 강화된 절차를 담고 있습니다. 

(1) 개정법에 따르면 이사회 의견서에는 가액의 적정성뿐만 아니라, 합병 등의 목적 및 기대효과 등을 기재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사회는 외부평가기관의 결론뿐 아니라 거래 목적과 상대방 선정 경위, 예상되는 이익과 불이익, 주주 유형별 영향, 평가 결과에 대한 질의·보완 과정, 합병에 반대하는 이사의 의견과 그 이유 등을 이사회 의사록과 의견서에 충실히 남길 필요성이 있을 것입니다.

(2) 개정법에 따라 공시규정이 강화되었으나 아직 시행령이나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이나 거래소 공시규정은 개정되지 않았으므로 향후 시행령이나 공시 관련 규정에서 개정된 공시규정이 어떻게 구체화될지 계속 추적할 필요가 있습니다.

(3) 감사위원회를 운영하는 회사의 경우, 정관이나 감사위원회 운영규정 등에서 외부평가기관 선정에 대한 내용이 없다면 이를 개정하는 작업이 필요할 수 있으며, 해당 규정에는 외부평가기관 후보의 심사 기준이나 선정 절차, 독립성 검증에 관한 내용을 포함시킬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4) 그리고 계열회사 간 합병 등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에는, 미리 위와 같은 특수관계인과 상대 법인과의 이해관계가 없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을 것이고, 이 과정에서 특수관계인에 대한 협조요청 및 특수관계인의 개인정보 처리와 관련한 근거 마련이 필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 개정법에 따라 법적 분쟁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존에는 시행령 산식에 따라 합병가액을 산정하는 경우 가격과 관련한 적법성 시비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었습니다.  하지만 개정법에 따르면 주식가격·자산가치·수익가치를 어떻게 형량하여야 공정한 가액이라는 것인지 밝히고 있지 않아, 이에 대한 다툼이 발생할 여지가 많습니다. 

참고로 대법원은 종래에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시 비상장주식 평가 기준에 관하여, ‘시장가치, 순자산가치, 수익가치 등 여러 가지 평가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비상장주식의 매수가액을 산정하고자 할 경우, 당해 회사의 상황이나 업종의 특성, 위와 같은 평가요소가 주식의 객관적인 가치를 적절하게 반영할 수 있는 것인지, 그 방법에 의한 가치산정에 다른 잘못은 없는지 여부에 따라 평가요소를 반영하는 비율을 각각 다르게 하여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06. 11. 24.자 2004마1022 결정).  비상장주식에 관한 결정이므로 개정법상 상장주식 평가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공정가액 산정 시 평가방법 선택의 합리성을 설명할 때에 참고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개정법에 따라 합병 등을 진행함에 있어서는 이전보다 더 많은 정보가 주주들에게 공개되므로, 합병 등에 대해 불만이 있는 주주들로서는 그러한 자료를 보다 꼼꼼히 검토하고 이를 토대로 합병 등을 반대하거나 이사들의 책임을 추궁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공시된 이사회의 의견서, 외부평가서 등은 합병 등의 공정성을 담보하는데 아주 요긴한 자료가 될 것이므로 그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해당 서류들의 준비 작업을 진행하여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이해상충이 큰 거래라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법무부가 2026. 2. 25. 공개한 「기업 조직개편 시 이사의 행위규범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특별위원회의 설치·운영, 독립적 외부전문가의 검토, 주주에 대한 충실한 정보 제공 등의 절차를 거칠 것을 내부적으로 검토해 보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라. 주식매수청구에 따른 자금 부담과 거래 조건을 사전에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정법에서는 합병 등의 경우에만 공정가액 평가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주식매수청구가격 역시 공정가액의 취지를 반영한 방식으로 변경하였습니다.  따라서 합병 등의 가액과 마찬가지로, 반대주주에게 지급될 매수가격을 둘러싼 분쟁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회사가 자산가치·수익가치도 반영하여 매수가격을 정하였으나 그 매수가격에 불만이 있는 주주들이 법원에 매수가격의 결정을 청구하는 경우, 법원이 특히 수익가치나 가치 유형별 반영비율 등에 관해 회사와 다른 판단을 할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매수가격이 높아져서 회사에 예상보다 큰 재무적 부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합병 등의 절차를 진행할 때에는 공정가격의 산정과 관련하여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합병계약에도 이러한 경우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미리 정해둘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5. 맺음말

개정법은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명문화한 상법 개정 흐름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향후에도 그러한 흐름 속에서 새로운 입법이나 법 개정이 시도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법무부가 2026. 2. 25. 공개한 ‘기업 조직개편 시 이사의 행위규범 가이드라인’에서도 합병 등 조직개편 시 이해상충 우려 등이 있는 경우 ① 특별위원회의 설치·운영, ② 독립적 외부전문가의 검토 및 ③ 주주에 대한 충실한 정보 제공 등 공정성 강화 조치를 취할 것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향후 기업의 합병 등에 있어서는 이러한 절차 도입의 필요성에 대한 검토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공정가액의 구체적인 산정 기준·절차와 공시 내용은 향후 대통령령에서 정해질 예정이고, 이번 입법 과정에서 제외된 불공정한 합병 등의 가액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 등도 향후 재론될 여지가 있기에, 관련 후속 입법과 하위법령의 개정 동향도 계속하여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무법인(유) 세종의 '기업지배구조전략센터'는 상장회사의 합병 등 구조개편 거래와 관련하여 공정가액 산정 체계 설계, 이사회 의견서 및 외부평가 절차 정비, 계열회사 간 합병의 공시 대응, 주식매수청구권 대응 전략 수립 등 다양한 이슈에 관하여 축적된 실무 경험과 분석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합병 등 구조개편 거래를 준비하시는 기업이나, 개정법과 관련하여 문의사항이 있으신 기업은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