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실관계 (대법원 2025. 5. 15. 선고 2024두35989 판결)

원고들은 국립대학교 소속 교원들이고, 피고는 원고들이 재직 중인 국립대학교의 총장입니다.  교육부는 전국의 국∙공립대학교에 대하여 교육∙연구 및 학생지도비 감사를 실시하였고, 해당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피고에게 ‘학생지도비 실적 제출 부적정, 연구영역 동일 실적물 중복 제출 부적정’ 등을 이유로 원고들에게 교육∙연구 및 학생지도비 환수 및 신분상 조치를 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들에게 교육∙연구 및 학생지도 비용에 관한 환수금을 납부해 달라고 통지하였고(이하 ‘이 사건 각 환수 통지’), 이에 원고들은 이 사건 각 환수 통지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사건의 쟁점 및 법원의 판단

본 사건에서는 이 사건 각 환수 통지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되었습니다.  이에 대하여 원심 법원은 국립대학의 회계 설치 및 재정 운영에 관한 법률(“국립대학회계법”)상 이 사건 각 환수 통지를 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이 없고, 원고들의 교육연구 및 학생지도 비용 반납 의무는 별개의 조치 없이도 ‘교육∙연구(산학협력) 및 학생지도 비용 지급 기준’에서 정한 환수 사유를 충족함으로써 발생하는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각 환수 통지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 법원의 판단과 달리 이 사건 각 환수 통지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였고, 사건을 원심법원으로 환송하였습니다.  대법원의 판단근거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① 국립대학회계법 제28조에 따른 교육∙연구 및 학생지도 비용은 국립대학의 장이 대학회계의 재원으로 구성되는 예산의 범위에서 계획서와 실적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급할 수 있는 성격의 돈으로서 통상의 업무 수행에 대한 대가로 교직원에게 당연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교육∙연구 및 학생지도 비용은 계획서와 실적을 비롯한 지급 요건에 대한 심사와 판단을 거친 후 국립대학의 장의 결정에 따라 지급된다. 지급된 교육∙연구 및 학생지도 비용의 환수 역시 부당한 방법으로 이를 지급받았는지, 부정한 방법으로 실적을 제출하였는지, 계획서상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였는지 등의 환수 요건에 관한 판단이나 정성적 평가를 거쳐 이루어지고, 그 환수 여부나 범위 등이 법령에 일의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 결국 국립대학의 장의 지급 결정이나 환수 통지는 교육∙연구 및 학생지도 비용의 지급과 환수에 관한 교직원의 권리∙의무에 영향을 미친다.

② 교육공무원인 원고들은 국가공무원법상 성실 의무(제56조), 복종의 의무(제57조) 등을 부담하므로 이 사건 각 환수 통지를 따라야 한다. 나아가 이 사건 각 환수 통지에 따라 정해진 기한까지 환수금을 납부하지 아니하면, 원고들은 이 사건 각 지급 기준에 의하여 환수금을 완납할 때까지 교육∙연구 및 학생지도 비용을 지급받지 못한다. 즉 이 사건 각 환수 통지로 원고들은 직접적인 법적 불이익을 입는다.

③ 피고의 이 사건 각 환수 통지는 국립대학회계법 제28조 제2항, 같은 법 시행규칙 제22조 제5항의 순차 위임을 받아 피고가 제정한 재정∙회계규정 제11조 제5항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④ 국립대학의 장의 환수 행위의 처분성을 인정하지 아니하면, 교직원이 교육∙연구 및 학생지도 비용 환수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경우에 법적 분쟁을 실효적으로 해결할 다른 구제수단을 찾기도 어렵다.

 

3. 시사점 및 주의점

이번 대법원 판결로 국립대학교 총장의 교육∙연구 및 학생지도비 환수 통지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으로 그 법적 성격이 정리되었습니다.  따라서 향후 국립대학교에서 교육∙연구비 환수, 학생지도비 환수 등을 하고자 할 때에는 이러한 조치가 처분에 해당한다는 점을 유념하고 행정절차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국립대학교 총장은 향후 교육∙연구비 환수, 학생지도비 환수를 하고자 할 경우 처분의 제목, 처분하려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 등을 사전에 처분상대방에게 통지해야 하고, 처분상대방이 환수조치에 앞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는 점도 안내해야 합니다(행정절차법 제21조).  또한 국립대학교 총장은 처분상대방에게 환수조치를 할 때에 환수조치의 근거와 이유도 명확히 제시해야 합니다(행정절차법 제23조).  만약 국립대학교 총장이 이러한 행정절차법상의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환수조치를 한다면, 이러한 환수조치는 법원으로부터 당사자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인정되어 취소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위와 같이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이하 ‘국가 등’)의 불이익 조치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① 불이익 조치에 불복하고자 하는 일반 국민들이 행정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것인지,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것인지, ② 불이익 조치의 적법성을 증명해야 하는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인지, ③ 불이익 조치에 대하여 비례원칙과 같은 행정법상의 원리가 적용될 수 있는 것인지, ④ 불이익 조치에 이르는 과정에서 행정절차법을 준수해야 하는 것인지 등 당사자의 권익보호와 관련하여 매우 큰 의미를 가지고 있으나, 국가 등의 불이익 조치가 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실무상 매우 불분명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국가 등의 불이익조치가 처분에 해당하는 것인지와 관련하여 일응의 판단기준을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국가 등의 불이익 조치를 다투고자 할 때에는 초기단계부터 법률 전문가의 자문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점 역시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