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국 연방대법원, 트럼프 행정부의 IEEPA 상호관세 위법 판결
배경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5년 국제비상경제권한법(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 IEEPA)1에 근거한 일련의 행정명령을 통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IEEPA는 그간 미국 무역정책 역사에서 주로 경제 제재 부과의 근거로 활용되어 왔을 뿐, 이를 근거로 관세를 부과한 전례는 없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관세 부과조치는 미국의 무역 적자 해소와 상호주의 원칙을 명분으로 추진되었으나, 그 근거가 되는 IEEPA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에 관한 법률상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지, 부여하고 있다면 그 행사 범위와 한계는 어떠한지를 둘러싸고 첨예한 정치적, 법적 다툼이 전개되어 왔습니다.
IEEPA 국가비상사태 선포와 관세 부과조치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4월 2일 지속적인 무역적자를 근거로 IEEPA에 따른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였고, 대부분의 수입품에 대해 10%의 기본관세를 부과하였습니다. 또한, 추가적으로 국가별로 차등적인 상호관세를 부과하였고,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한-미 양국은 관세협상에 돌입하여 2025년 7월 한국의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및 미국의 관세 인하 등을 포함한 관세협상 합의를 발표하였으며, 이에 따라 미국은 2025년 8월 7일부로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15%로 인하하였습니다. 이어 2025년 10월 한-미 양국은 한국의 대미 투자 관련 세부사항에 대해 추가 합의를 하였고, 동 합의에 따라 미국은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른 자동차 관세를 15%로 소급적으로 인하하며, 반도체 및 의약품에 대해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른 관세를 부과하는 경우에는 한국에 최혜국대우를 부여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이러한 관세협상은 미국의 IEEPA에 따른 관세 부과조치가 적법하다는 전제에서 이루어진 것이기도 합니다.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
미국 연방대법원은 2월 20일 6대 3의 의견으로 IEEPA는 미국 대통령에게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즉, 트럼프 행정부가 IEEPA에 근거해 각국에 대해 부과한 상호관세는 위법하다고 판시한 것입니다. 이는 1, 2심의 결론을 유지한 것이기도 합니다.
연방대법원은 IEEPA가 미국 대통령에 국가비상사태 시 수입을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지만, 이는 관세를 부과하는 조세 징수 권한까지 부여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연방대법원은 미국 헌법이 과세 권한을 "매우 명확하게" 의회에 부여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의회가 이처럼 중대한 권한을 행정부에 위임하는 경우 명시적인 규정이 필요한데, IEEPA에는 그러한 명문의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나아가 관세는 세금의 일종이므로, 행정부는 모호하거나 함축적인 문구를 통해 과세 권한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만 연방대법원 판결의 다수의견은 IEEPA 관세가 위법하다고 판시하면서도 그 결과에 따른 관세 환급에 관하여는 언급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향후 관세 환급 가능 여부 및 그 방법에 관한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2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대법원 판결 발표 직후 IEEPA 관세를 대체하는 다른 관세의 부과조치를 공식화한 만큼, 기존에 납부된 관세의 환급은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국내 기업으로서는 기존에 납부한 IEEPA 관세의 환급 가능성 및 규모를 미리 파악하여 환급 절차에 대한 사전 준비를 하는 동시에 대체 관세 부과에 대해서도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2. 국내 기업의 대응 방안
미국 연방대법원이 IEEPA 관세가 위법하다고 판단하면서도 관세 환급 여부에 대하여는 판시하지 않았습니다. 국내 기업은 미국으로 수출하면서 납부한 IEEPA 관세를 환급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지만, 실제 환급 여부 및 그 방법 등에 관하여는 당분간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기업이 미국으로 수출하며 납부한 IEEPA 관세의 환급과 관련하여 현행 제도에 따른 환급 청구권자 및 청구절차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관세 환급 청구권자
미국 관세법에 따르면, 관세 환급은 관세의무자인 수입자(importer of record, IOR)가 미국 관세국경보호청(U.S. Customs and Border Protection, CBP)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3 여기서 IOR는 일반적으로 화주, 선하증권 수탁자, 구매자 중 1인이 되고, 실무적으로는 CBP에 수입신고를 하고 관세납부 의무를 부담한 자로 이해하면 됩니다.
국내 기업이 현지법인을 통해 미국으로 수출한 경우라면, 현지법인이 IOR로서 관세 신고 및 납부를 수행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편, 현지법인을 통하여 수출하지 않은 경우에도, 인코텀즈(Incoterms)상 관세납부조건인 DDP(Delivered Duty Paid)로 수출한 경우에는 국내 기업도 직접 IOR가 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IOR가 되는 국내 기업 또는 현지법인으로서는 관세 환급에 관한 업계의 움직임과 트럼프 행정부의 동향을 주시하면서 일단 환급절차 진행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국내 기업이 IOR가 아닌 경우에는 관세 환급청구권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나, 다만 현지 IOR의 요청에 따라 IEEPA 관세를 실질적으로 부담하기로 약정한바 있다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해당 약정의 내용에 따라 국내 기업에게 현지 IOR에게 관세 환급을 청구할 것과 환급된 관세를 자신에게 반환할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지 수입자와의 약정 내용을 검토하여 현지 수입자에게 관세 환급을 청구하도록 요구할 것인지, 그 경우 환급된 관세를 현지 수입자와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검토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나아가 현지 수입자가 관세 환급 청구 요구에 따르지 않는 경우 취할 수 있는 법적 조치 등에 대해서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관세 경정 및 환급 절차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은 관세 환급에 관하여 직접 언급하지 않았으므로, 기존에 납부된 IEEPA 관세가 곧바로 환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CBP가 기존에 납부된 관세의 환급을 거부할 가능성도 있고, 관세 환급을 인정하는 경우에도 구체적인 환급절차를 마련하는데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기존의 관세 경정 및 환급 절차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미국 CBP의 관세 환급절차는 수입통관 후 관세 정산(liquidation) 여부에 따라 사후정정신고(post summary correction, PSC) 및 이의제기(protest) 절차로 구분됩니다. 또한, CBP 절차와는 별도로 미국 국제무역법원(Court of International Trade, CIT)에 제소하는 방안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 CBP에 대한 사후정정신고(PSC): 이는 관세 정산(liquidation) 완료 전에 관세 신고서를 수정하는 방법으로 관세의 반환을 확보하는 가장 간단하고 효율적인 절차입니다. CBP는 통상 수입통관일로부터 314일 후에 정산을 진행하므로, 작년 4월 5일부터 부과된 IEEPA 관세의 정산은 올해 2월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국내 기업의 경우 사후정정신고(PSC)를 활용하면 보다 간편하게 관세 환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사후정정신고 시 CBP는 통상 2~4주 이내에 결정).
- CBP에 대한 이의제기(protest): 정산이 완료된 경우에는 정산(liquidation) 시점으로부터 180일 내에 CBP에 이의제기(protest)를 할 수 있으며, 사후정정신고(PSC)의 경우와 달리 이의제기에 대한 CBP의 결정까지 최장 2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CIT에 대한 제소: 최근 CIT는 관세 결정에 관하여 CBP에 대한 이의제기 없이 직접 CIT에 제소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결정하였습니다.4 이에 따라, 관세 환급과 관련하여 곧바로 CIT에 소를 제기하는 방안도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IEEPA 관세 환급 여부 및 그 절차가 아직 유동적인 상황이지만 국내 기업은 우선 기존의 절차에 따라 관세 정산 전이라면 CBP에 대한 사후정정신고(PSC) 절차를, 관세 정산 후라면 CBP에 대한 이의제기(protest) 절차를, 또는, CBP가 관세 환급에 소극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면, CIT 제소 절차를 통해 관세 환급을 청구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한국 관세청은 수출입 신고자료 분석을 거쳐 상호관세 대상 품목과 철강·알루미늄 등 품목관세 대상 물품을 DDP 조건으로 미국에 수출한 기업을 추출하고, 전국 세관의 수출입기업지원센터를 통해 미국 환급 관련 정보를 기업별로 개별 제공할 예정입니다.
3. 대체 관세 부과가능성 등 향후 전망
미국 연방헌법은 의회에 관세 부과 권한을 부여하지만, 미국 의회는 개별법에 따라 미국 대통령에게 권한의 일부를 위임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방대법원 판결에 따라 IEEPA는 더 이상 관세 부과의 근거가 될 수는 없으나, 미국 대통령은 그 이외에도 무역법(Trade Act of 1974), 무역확장법(Trade Expansion Act of 1962) 및 관세법(Tariff Act of 1930)에 근거하여 어느 정도 이를 대체하는 관세를 부과할 수는 있습니다(표1 참조).
다만 그러한 법률들은 미국 대통령에게 일정한 관세 부과 권한을 부여하고는 있지만 IEEPA 관세와 같이 모든 국가 및 품목을 대상으로 포괄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IEEPA를 대체할 관세 부과 권한으로 논의되는 무역법 제122조는 최장 150일 동안 최대 15%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한시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고, 무역법 제201조 및 무역확장법 제232조는 조사를 통해 요건에 부합하는 특정 품목의 수입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을 뿐입니다. 나아가 무역법 제301조와 제310조, 관세법 제338조 모두 특정국을 대상으로 관세 부과 권한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의 판결 뒤 백악관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무역법 제122조에 근거해 전 세계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밝혔고, 그 이후 이러한 10% 관세 부과조치를 2026. 2. 24. 0시 1분(미 동부시간)부터 발효하는 2026. 2. 20.자 행정명령에 서명하였습니다(핵심광물·금속·에너지·농산물·의약품·자동차 등 일부 제품은 제외).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무역법 제122조 관세를 15%까지 인상하겠다고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무역법 제122조에 의한 관세 부과조치는 150일 동안 한시적으로만 유지할 수 있으므로,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법 제122조 관세가 만료되는 시점에 대비하여 다른 권한에 근거한 관세 부과를 준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제301조에 의한 관세 부과를 위한 조사를 개시하겠다고 언급하는 등 IEEPA 관세 연방대법원 판결과 별도로 관세 부과 정책은 계속 유지할 예정임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를 새로운 무역합의를 위한 협상카드로 활용해 온 만큼, IEEPA 관세 대신 각 협상대상국별로 필요한 품목에 대해 선택적으로 관세를 부과하고, 협상을 통해 원하는 반대급부를 추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제122조의 후속 수단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무역확장법 제232조 및 무역법 제301조는, IEEPA나 무역법 제122조와 달리 별도의 조사 절차가 선행되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이해관계자의 의견 제출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동향을 파악하고 필요한 경우 의견 제출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표1: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조치 관련 주요 권한 검토】
| 근거 | 권한 | 비고 | |
|---|---|---|---|
| 무역법 (Trade Act of 1974) |
122조 | 근본적인 국제지급 문제(fundamental international payments problems)로 수입제한이 필요한 경우 15%를 초과하지 않는 일시적(150일) 관세 부과조치 가능 |
150일 한시적 부과 |
| 201조 | ▲ 특정한 물품의 수입 증가로 ▲ 국내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는 경우 관세 부과조치 등 가능 | 특정품목 대상 | |
| 301조 | 특정 국가의 조치로 인한 ▲ 무역협정 위반 또는 ▲ 미국 상거래에 대한 부담·제한하는 경우 무역협정에 따른 양허 적용 중단 또는 관세 부과조치 가능 | 특정국 대상 | |
| 310조 | 불공정 무역관행을 행하는 국가를 우선협상 대상국가(Priority Foreign Countries)로 지정해 협상을 진행하고, 합의되지 못하는 경우 관세 부과 등 보복 조치 가능 | 특정국 대상 | |
| 무역확장법 (Trade Expansion Act of 1962) 232조 |
특정 물품이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수량이나 상황에서 수입되는 경우 관세 부과조치 등 가능 | 특정품목 대상 | |
| 관세법 (Tariff Act of 1930) 338조 | 특정 국가가 ▲ 해당 국가에서 처분, 운송 또는 재수출되는 미국 물품을 외국 동종물품에 비해 불합리하게 규제·제한 또는 ▲ 미국의 상거래를 차별하는 경우, 공익(public interest)을 위한다고 판단 시 관세 부과조치(50% 이하 범위 내) 가능 | 특정국 대상 | |
법무법인(유) 세종은 국내 유수의 수출 기업들에 대한 통상·관세 자문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IEEPA 판결에 따른 관세 환급 대응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세종은 다음과 같은 영역에서의 독보적인 자문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 기업별 수출 거래구조 및 관련 계약 분석을 통한 환급 자격 확인을 비롯한 대응 방향 검토
- 현지 수입자와의 약정 분석 및 환급금 회수를 위한 권리관계 정리
- 미국 현지 유력 로펌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한 CBP 환급 절차(PSC·Protest·CIT 제소) 공동 대응
- 대체 관세(제122조·제301조·제232조) 동향 분석·조사대응, 기업별 거래구조 재편·물동량 조정 등 대응 전략 수립 지원
- 기존 AD/CVD 조사 대상 기업의 통상 리스크 점검 및 대응 전략 수립
위 사항 외에도 이번 판결로 인해 파생되는 다양한 통상·계약·규제 이슈에 대해 폭넓게 자문해 드릴 수 있사오니, 관련하여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부담 없이 담당자에게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1 50 U.S.C. §§ 1701 이하
2연방대법원 판결의 다수의견과 달리 반대의견은 IEEPA에 따른 관세 부과가 위법하다는 판결을 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막대한 재정적 파급효과를 강조하며, 징수된 수십억 달러 규모의 관세가 환급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하였습니다.
319 C.F.R. § 24.36
4다만, CBP에 대한 이의제기 없이 직접 제소를 허용한 CIT 결정이 항소심에서 변경될 수 있다는 점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