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시 내용

  • 특허발명의 보호범위는 청구범위에 적혀 있는 사항에 따라 정해지고, 발명에 관한 설명이나 도면 등으로 보호범위를 제한하거나 확장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그런데 청구범위에 적혀 있는 사항이 통상적인 구조, 방법, 물질 등이 아니라 기능, 효과, 성질 등의 이른바 기능적 표현으로 되어 있어 그 용어의 기재만으로 기술적 구성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는 경우에는, 그 특허권의 침해 판단이나 권리범위 확인이 문제되는 국면에서 청구범위를 문언 그대로 해석하면 명세서의 다른 기재에 비추어 보아 명백히 불합리할 때가 있다. 청구범위에 문언적으로 포함된다고 해석되는 것 중 일부가 발명에 관한 설명의 기재에 의하여 뒷받침되지 않거나, 출원인이 그중 일부를 특허권의 권리범위에서 의식적으로 제외하고 있다고 보이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출원된 기술사상의 내용, 명세서의 다른 기재, 출원인의 의사, 제3자에 대한 법적 안정성을 두루 참작하여 특허권의 권리범위를 제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독립항과 그 종속항의 권리범위가 동일하게 된다고 하여도 마찬가지이다.
  • 원고는 원출원 발명의 출원 과정에서 거절이유를 극복하기 위해, 원출원 제1항 발명의 '세정수단'에는 '전기분해 방식으로 살균물질을 생성하여 세정하는 수단'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출하였다. 원출원 발명과 이 사건 특허발명의 출원인은 모두 원고로 동일하다. 이 사건 특허발명은 원출원 발명을 기초로 하는 1세대 분할출원 발명으로부터 분할출원된 발명으로서 원출원 발명의 출원서에 최초로 첨부된 명세서 또는 도면에 기재된 사항의 범위 내에 있는 발명이다. 원고는 원출원 발명에 관한 위와 같은 의견제출 이후에 이 사건 특허발명을 출원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원출원 발명에 대한 출원경과는 그 후 분할출원된 이 사건 특허발명의 청구범위를 해석할 때에도 참작할 수 있다.

 

■ 본 판결의 해석

원고는 ‘자가세정 가능한 정수기’라는 명칭의 발명(이하 ‘본건 특허발명’)의 권리자입니다. 청구항 1에는 ‘세정수단’이라는 사항이 기재되어 있으나 그 청구범위에 구체적인 기술적 구성은 기재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한편 위 발명은 원출원으로부터 순차 분할출원된 것인데, 원고는 원출원 청구항 1의 ‘세정수단’을 ‘세정물질 또는 살균물질을 내부에 포함하고 있는 필터 또는 세정살균제 도징시스템을 포함하여 구성되는 세정수단’으로 한정하는 등 청구범위를 보정하였으며, 이후 본건 특허발명을 출원하여 등록받았습니다.

피고는 그 설명서에 “확인대상 발명은 여과된 물을 전기분해하여 전기분해수를 생성하는 전극 살균기를 포함한다. 전극 살균기는 세정물질 또는 살균물질을 포함하고 있지 않고, 물을 전기분해함으로써 전기분해수를 생성한다.”라는 내용 등이 기재된 확인대상발명이 본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였습니다.

본 사건의 주요 쟁점은 발명의 설명 및 출원경과를 참작하여 기능적 표현이 포함된 청구항의 권리범위를 제한 해석할 수 있는지 여부, 분할출원 특허에서 원출원의 출원경과를 참작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원심은 본건 특허 청구항 1의 ‘세정수단’과 원출원의 청구항 구성1은 같지 않으므로 원출원의 출원경과를 참작하여 분할출원의 권리범위를 해석할 수는 없으며, 나아가 확인대상발명의 전기분해수는 ‘염소수’로서 본건 특허 청구항 1의 세정물질 또는 살균물질과, 세정수단은 전극 살균기와 공통되고, 본건 특허 청구항 1과 확인대상발명 사이에 밸브 구성 등에 차이가 있기는 하나 두 발명은 균등범위에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반면 대법원은 발명의 설명에는 ‘전기분해 방식으로 살균물질을 생성하여 세정하는 수단’에 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으며 그 구성을 구체적으로 개시하거나 시사하는 내용도 없다는 점, 원출원과 본건 특허의 출원인이 동일하고 본건 특허는 원출원 발명의 출원서에 최초로 첨부된 명세서 등에 기재된 사항의 범위 내에 있으며 원고는 원출원 청구항 1을 한정하여 보정하면서 ‘세정수단’에는 ‘전기분해방식으로 살균물질을 생성하여 세정하는 수단’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출한 뒤 본건 특허를 출원하였다는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원출원 발명에 대한 출원경과는 본건 특허의 청구범위 해석에도 참작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바탕으로 본건 청구항 1의 ‘세정수단’은 ‘세정물질 또는 살균물질을 내부에 포함하고, 그 세정물질 또는 살균물질을 여과부에서 여과된 물에 희석하여 저장탱크에 공급함으로써 저장탱크를 세정하기 위한 수단’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며, 이러한 해석을 통해 종속항의 권리범위와 실질적으로 동일하게 된다고 하여도 마찬가지라고 판시하였습니다.

나아가 대법원은 본건 특허가 기술발전에 기여한 정도가 크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특유의 과제 해결원리는 청구범위 기재에 근접한 정도로 파악하여야 한다고 전제한 뒤, 두 발명은 과제해결원리가 동일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균등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본 판결의 의의

본 판결은 기능적 청구항의 권리범위 해석에 대한 판단 기준을 제시하는 한편, 분할출원된 발명의 경우 원출원 발명의 출원경과도 청구범위 해석에 참작할 수 있으며, 그 결과 독립항의 권리범위가 종속항의 권리범위와 실질적으로 동일하게 되어도 무방하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

 

■ 실무적 시사점

다층적인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특허를 분할출원하는 경우, 원출원의 출원경과가 분할출원의 청구범위 해석에도 참작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하며, 청구항 보정 및 의견서 제출 등 전반적인 출원 전략을 보다 정교하고 신중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1 ‘세정물질 또는 살균물질을 내부에 포함하고 있는 필터 또는 세정 살균제 도징시스템을 포함하여 구성되는 세정수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