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시 내용

한미조세협약1은 구 법인세법 제93조 제8호에서 규정하는 '사용지를 기준으로 하여 사용료소득의 국내원천소득 해당 여부를 규정하고 있는 이중과세 방지협약'에 해당한다.2 한미조세협약에 따른 '사용지'를 확정하려면 먼저 '사용'의 의미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한미조세협약은 '사용'의 의미를 별도로 정의하고 있지 않다. 그러므로 한미조세협약 제2조 제2항 전문에 따라 '사용'의 의미는 조세가 결정되는 체약국인 우리나라의 법에 따라 해석하여야 한다.3 이와 관련하여 구 법인세법 제93조 제8호 단서 후문은 국내 미등록 특허권이 국내 제조 · 판매 등에 사용된 경우에는 국내 등록 여부에 관계없이 국내에서 사용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다. 여기서 '사용'은 독점적 효력을 가지는 특허권 자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특허권의 대상이 되는 제조방법 · 기술 · 정보 등(이하 '특허기술'이라 한다)을 사용한다는 의미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국내미등록 특허권의 특허기술이 국내에서 사용되었다면 그 대가인 사용료소득은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한다.

 

■ 본 판결의 해석

반도체소자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고 있는 내국법인인 원고는 2011. 6.경 특허관리전문회사인 미국법인으로부터 미국에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당하였습니다. 원고는 2013. 12. 미국법인과 미국에 등록된 40개의 특허권에 관하여 사용료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소송을 종료하고, 지역적 범위를 ‘전세계’로 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는 2014년 미국법인에게 160만 달러의 사용료를 지급하고, 그에 따른 원천징수분 법인세를 납부하였습니다. 이후 원고는 위 사용료가 국내 미등록 특허권에 대한 대가로서 원천징수의 대상이 되는 국내원천소득이 아니라는 이유로 위 법인세의 환급을 구하는 경정청구를 하였는데, 과세관청이 이를 거부하자, 위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본 판결의 핵심 쟁점은 “한미조세협약상 사용료소득의 원천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특허 ‘사용’의 의미”였습니다.

종래 대법원은 특허권 속지주의를 근거로, 한미조세협약 제6조 제3항,4 제14조 제4항 제a호5의 특허 ‘사용’은 특허권이 등록된 국가에서 특허발명을 실시하는 형태로 이루어질 수 있을 뿐이어서 국내 미등록 특허권에 대해서는 국내에서의 사용이나 그 사용 대가의 지급은 상정하기 어려우며, 구 법인세법 제93조 제8호 단서 후문은 한미조세협약의 문맥에 반한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미등록 특허권에 대한 사용료는 원천징수 대상인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존 판례의 일관된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본건 판결은 특허 ‘사용’의 의미를 이와 같이 해석할 만한 한미조세협약의 문맥은 찾기 어려우므로 구 법인세법 제93조 제8호 단서 후문이 한미조세협약의 문맥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아가 본건 판결은 구 법인세법 제93조 제8호 단서 후문의 “국내 미등록 특허권이 국내 제조, 판매 등에 사용된 경우”란 독점적 효력을 가지는 특허권 자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특허권의 대상이 되는 특허기술을 사용한다는 의미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국내 미등록 특허권의 특허기술이 국내에서 사용되었다면 그 대가인 사용료소득은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본 판결의 의의

본 판결은 내국법인이 외국법인에 국내 미등록 특허권 사용료를 지급하는 경우, 해당 특허기술이 국내에서의 제조 · 판매 등에 사실상 사용되었다면 그 사용료는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므로, 내국법인에게는 해당 사용료에 관한 외국법인의 법인세를 원천징수하여 국내 과세관청에 납부할 의무가 있음을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 다만, 위 대법원 판결은 ‘특허권’의 사용과 ‘특허기술’의 사용을 구별하여, 내국법인이 외국에 등록된 특허권의 기술을 국내에서 제조∙판매 등에 사용하였다면 이는 국내에 등록된 특허권의 사용은 아니라 하더라도 외국에 등록된 ‘특허기술’을 사용한 것으로 보아 이를 사용료 지급의 대상이 되는 실시행위로 본 것입니다. 하지만 국내에 등록되지 아니하고 외국에만 등록된 특허에 관한 ‘특허기술’은 국내에서는 누구나 실시할 수 있는 만인 공유의 자유실시기술에 해당하는바, 외국 등록 특허에 관하여 실시권을 허여받은 국내법인이 국내에서 해당 기술을 실시하였다고 하여 그 행위가 사용료 지급의 대상이 되는 실시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상당한 의문이며, 이에 대해서는 지식재산권적 관점에서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입니다.

 

■ 실무적 시사점

향후 라이선스 계약 체결 시, 라이선스의 대상, 지역적 범위, 사용료 산정 방식 등은 원천징수 대상이 되는 법인세의 과세 여부와 그 범위를 결정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과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그와 같은 사항들에 대한 면밀하고 정치한 법률적 검토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한 원천징수 의무를 간과하고 외국법인에 사용료를 전액 지급한다면 내국법인이 과세관청에 원천징수 세액을 납부한 후에 이를 외국법인으로부터 반환받기가 매우 어려워질 수 있고 이는 곧 중재나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관련 기업으로서는 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서 미리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선제적으로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의 소득에 관한 조세의 이중과세 회피와 탈세방지 및 국제무역과 투자의 증진을 위한 협약’을 의미합니다.
2 구 법인세법(2015. 12. 15. 법률 제135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3조(국내원천소득)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은 다음 각 호와 같이 구분한다.
8.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권리·자산 또는 정보(이하 이 호에서 "권리 등"이라 한다)를 국내에서 사용하거나 그 대가를 국내에서 지급하는 경우 그 대가 및 그 권리 등을 양도함으로써 발생하는 소득. 다만, 소득에 관한 이중과세 방지협약에서 사용지(使用地)를 기준으로 하여 그 소득의 국내원천소득 해당 여부를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국외에서 사용된 권리 등에 대한 대가는 국내 지급 여부에도 불구하고 국내원천소득으로 보지 아니한다. 이 경우 특허권, 실용신안권, 상표권, 디자인권 등 권리의 행사에 등록이 필요한 권리(이하 이 호에서 "특허권 등"이라 한다)는 해당 특허권 등이 국외에서 등록되었고 국내에서 제조·판매 등에 사용된 경우에는 국내 등록 여부에 관계없이 국내에서 사용된 것으로 본다.
가. 학술 또는 예술상의 저작물(영화필름을 포함한다)의 저작권, 특허권, 상표권, 디자인, 모형, 도면, 비밀스러운 공식 또는 공정(工程), 라디오·텔레비전방송용 필름 및 테이프,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자산이나 권리
나. 산업상·상업상·과학상의 지식·경험에 관한 정보 또는 노하우
3 한미조세협약 제2조 【일반적 정의】
(2) 이 협약에서 사용되나 이 협약에서 정의되지 아니한 기타의 용어는, 달리 문맥에 따르지 아니하는 한, 그 조세가 결정되는 체약국의 법에 따라 내포하는 의미를 가진다. (후문 생략)
4 한미조세협약 제6조 【소득의 원천】
(3) 제14조(사용료) (4)항에 규정된 재산(선박 또는 항공기에 관해서 본조(5)항에 규정된 것 이외의 재산)의 사용 또는 사용할 권리에 대하여 동 조항에 규정된 사용료는 어느 체약국내의 동 재산의 사용 또는 사용할 권리에 대하여 지급되는 경우에만 동 체약국 내에 원천을 둔 소득으로 취급된다.
5 한미조세협약 제14조 【사용료】
(4) 본 조에서 사용되는 “사용료”라 함은 다음의 것을 의미한다.
(a) 문학, 예술, 과학작품의 저작권 또는 영화필름, 라디오 또는 텔레비전 방송용 필름 또는 테이프의 저작권, 특허, 의장, 신안, 도면, 비밀공정 또는 비밀공식, 상표 또는 기타 이와 유사한 재산 또는 권리, 지식, 경험, 기능(기술), 선박 또는 항공기(임대인이 선박 또는 항공기의 국제운수상의 운행에 종사하지 아니하는 자인 경우에 한함)의 사용 또는 사용권에 대한 대가로서 받는 모든 종류의 지급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