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계기준서 제1118호의 시행으로 내년부터 손익계산서 양식이 확 바뀝니다[“Tax News” 1) K-IFRS 제1118호 도입]. 매출액, 매출원가, 매출총이익, 판매비·연구비·일반관리비, 영업이익까지는 제목만 보면 기존 양식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종래 영업외손익으로 보던 것 가운데 상당 부분을 영업이익에 반영해야 합니다. 영업이익에 투자손익을 가감한 결과를 ‘재무손익 및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이라는 중간집계로 표시하고 거기에 재무손익을 가감한 결과를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으로 표시하고 최종 결과를 당기순이익으로 표시합니다. 투자손익이나 재무손익의 포섭 범위를 좁게 정하고 있으므로, 종래 영업이익으로 안 잡던 것 가운데 상당수가 영업이익으로 넘어가는 결과가 됩니다. 제1118호는 원칙으로서는 손익계산서 표시 방법의 변화일 뿐 회계기준의 내용 변화는 아니므로 최종적 당기순이익의 금액은 일단은 종래대로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렇지만 과목분류 체계의 전면적 변화 가운데 혹 종래의 기간손익을 제조원가로 넘기는 것이 있어서 당기순이익에 영향이 생길 가능성도 전면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아울러 종래 재무제표 자체에는 안 나오는 성과지표를 각 기업이 따로 만들어서 자본시장에서 쓰던 것들도 재무제표 주석으로 표시하라고 합니다. 흔히 써온 EBIT, EBITDA, 좀 더 드물게는 EVA(Economic Value Added) 같은 지표가 대표격일 것입니다. 말 나온 김에, 영업이익은 종업원 성과급을 계산하는 좋은 지표일까요? 전혀 아닙니다. 어림잡자면 영업이익이란 기업에 돈을 댄 사람들 그러니까 채권자(돈을 꿔준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외상 빚을 준 거래처는 빼고 하는 말입니다)와 주주가 차지하는 몫이 얼마인가를 말합니다. 제조업 본업에만 충실하면서 금융투자를 따로 하지 않는 회사를 생각해 본다면 영업이익에서 지급이자를 뺀 나머지가 세전이익 곧 주주가 차지하는 이익입니다. 회사의 세전이익이 주주에게 보장해야 하는 수익률(사업위험을 고려했을 때 주주가 바라는 요구수익률)보다 높다면 그런 초과이윤은 주주가 차지합니다. 낮다면 차액만큼을 주주가 손실을 봅니다.
영업이익을 성과급의 지표로 삼자는 주장이 시끄러운 가운데 초과이윤이라는 것이 세상에 어디 있느냐라는 어느 정치인의 말도 나왔습니다. 다 틀린 말입니다. 간단한 예로 채권자가 500조원을 주주가 1,000조원을 투자하고 있고(원본이 그 금액이라는 뜻이 아니고 채권이나 주식을 판다면 그 돈을 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자율이 10%, 자기자본의 기회비용(요구수익률)이 15%라고 생각합시다. 이 회사가 150조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면 엄청난 금액이니 종업원의 기여를 성과급으로 보상해야 마땅하지 않을까요? 전혀 아닙니다. 이 회사는 50조 + 150조 = 200조원의 영업이익을 내어야 비로소 정상이윤의 수준에 있는 것입니다. 영업이익이 150조원이라는 말은 실상 주주가 50조원만큼 손실(경제학적 의미의 손실, 곧 다른 데 투자했더라면 얻었을 투자이익과의 차액)을 보고 있다는 말입니다. 한편 영업이익이 250조원이라면 경제학적 이윤 또는 초과이윤이 50조원입니다. 이런 초과이윤이 있어야 비로소, 초과이윤을 종업원에게도 성과급으로 나누어 주자, 한결 극단적으로는 정부가 초과이익세로 걷어서 다른 사람도 덕을 보자, 이런 주장까지 생각해 볼 여지가 생깁니다. 이 보기의 50조원 또는 (-)50조원을 일컫는 말이 EVA입니다. 용어야 무엇이든 영업이익에 숟가락을 얹겠다는 온갖 이야기 가운데에는 무슨 말인지 잘 모르는 채 그냥 욕심만 부리는 생각도 있고 곡학아세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세금 관련 새 소식으로는 국제조세 관련 판결 여럿을 전합니다. 우선 세종 조세그룹이 최근 이끌어낸 주목할 만한 대법원 판결이 여러 개 있지만 그 가운데 계약상 명의자를 그대로 소득의 실질적 귀속자로 인정한 판결 한 건을 소개합니다{“Case Update” [1] 1) 대법원 2026두30006, 2026두30007(병합), 2026두30008(병합) 판결}. 하급심 판결에서는, 디지털 테크 기업의 과세문제에서 납세의무자 편을 든 1심판결들이 연이어 나왔습니다{“Case Update” [1] 2) 서울행정법원 2023구합83509 판결, 3) 서울행정법원 2024구합52496 판결}. 국세청이 강력 대응할 듯한 판결도 있으니 귀추는 두고 볼 필요가 있습니다. OECD의 국제조세 재편 움직임에서 필라2는 미국에게 특별 지위를 보장해 가면서 억지로 끌어가는 판입니다. 필라1은 이미 사실상 깨어졌으니 앞으로 다른 나라들이 디지털세를 입법할지 아니면 인도처럼 트럼프의 관세 협박에 겁먹고 포기하고 말지, 그야말로 ‘국제조세=국제정치’라는 판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아니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는 법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총칼을, 힘을,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 앞에서 그래도 나를 지키고 살만한 세상을 지킬 수 있는 가능성이란 무엇이 맞는가, 무엇이 옳은가, 무엇이 사리이고 무엇이 사람의 도리인가, 이것을 설득하는 길뿐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