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올해 상장법인 재무제표 감리에서 국외매출, 재고자산 평가, 충당부채와 우발부채, 투자부동산, 이상의 4가지를 중점 감리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Tax News 1) 「2026년 재무제표에 대한 중점심사 회계이슈 사전예고」 발표]. 환율과 원자재 수입가격이 널뛰니 앞 셋이 불안한 것이야 당연합니다. 반도체를 뺀 나머지 기업은 모두 쩔쩔매는 어려운 경영환경입니다. 중간관리자들까지도 자기가 맡은 사업의 실적을 부풀리려는 유인을 받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니 최고경영자들의 책임이 그만큼 더 무겁습니다. 투자부동산 감리는 현 정부의 정책 초점과 연관이 있을 것입니다. 법인이 소유한 주택은 직원 사택 등 합리적 용도에 쓰고 있는지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여러 가지 재미있는 대법원 판결이 새로 나왔습니다. 법해석 작업의 영원한 딜레마이지만, 법의 글귀가 입법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경우 어디까지를 법해석으로 보완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판결들입니다. 2026두30340 판결은 다른 나라에 낸 세금을 얼마까지 공제해 줄 것인가라는 외국납부세액 공제한도를 다루고 있습니다{Case Update [1] 판례 2) 대법원 2026. 6. 25. 선고 2026두30340 판결}. 우리나라 법인이 우리나라에서 번 소득에 대한 세금은 우리나라만 과세할 수 있는 것이 당연하니, 외국에서 번 소득에 대한 외국납부세액은 우리나라 세율을 상한으로 삼아 그 안에서만 공제하는 것이 당연하는 이치입니다. 이 판결이 다루는 사실관계는 A국에서는 소득(+)이 났는데 B국에서는 손실(-)이 나는 경우입니다. 가령 둘을 합하여 국외원천소득이 영(0)이라면, 우리나라는 국내원천소득에 세금을 걷고 국외원천소득이나 외국세금은 그냥 무시하면 된다고 일단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법령이 외국세액의 공제한도를 나라별로 계산한다고 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에도 A국 세금을1 우리나라에서 공제받을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B국 손실을 A국 소득과 우리 국내원천소득에 안분해서 A국 소득을 낮춰 잡는 해석론으로 A국 세금의 공제한도를 줄이고 있습니다. 법의 취지가 글귀를 억누르기는 했지만 완전히 억누르지는 못했다고나 할까요.

한편 대법원 2024두34641 판결은, 같은 날 두 회사(A, B)가 서로 상대방 회사 주식을 취득하여 A사가 B사의 모회사가 되고 B사는 모회사인 A사의 주식을 보유하게 되었는데 이러한 경우 B사의 A사 주식 취득이 무효인가라는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Case Update [1] 판례 1) 대법원 2026. 6. 24. 선고 2024두34641 판결}. 상법의 해석 문제가 난데없이 세법 사건에서 불거진 것은, 결과적으로 자회사가 된 B사가 사들인 A사 주식은 주식 취득이 무효니 아무런 권리가 없는 무수익자산이고 그 주식 취득 대금은 가지급금으로 인정이자를 계산해서 소득으로 잡아야 한다는 시비를 국세청이 걸어온 까닭입니다. 대법원은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판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자회사의 모회사 주식 취득을 금지하는 상법 규정은 모자회사 관계가 형성된 후에 자회사가 모회사 주식을 취득하는 것을 상정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상법 규정을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하자면 이러한 판단이 맞다고 보이나, 그 입법취지가 자회사의 모회사 주식 취득에 따른 자본공동화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볼 때 그와 다른 결론도 가능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위 상법 규정 위반에 대해서는 형사처벌도 가능하기 때문에 이러한 점까지 고려하여 위 상법 규정을 더욱 엄격하게 해석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조세심판원의 조심 2024서3654 결정은 엄격해석론을 따라서 일응 기존 판례 체계와 어긋나는 결정을 내리고 있습니다{Case Update [2] 전심결정례 1) 조심 2024서3654, 2026. 5. 28.}. 완전자회사 2개를 무증자합병 시킨 결과 모회사가 소유하던 소멸한 자회사의 주식은 그냥 없어졌습니다. 그러니 순자산 감소로 손금산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종래의 대법원 판결은 합병신주의 시가가 구주식의 취득가액보다 낮은 경우 차액을 손금산입할 수 없다고 보았고, 같은 취지로 헌법재판소 결정은 조직변경 시의 차액을 손금불산입해도 위헌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2개의 완전자회사를 합병시키면서 합병신주를 발행할까 말까를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이상, 합병으로 손금을 만들어 낼까 말까를 납세의무자 임의에 맡긴다는 말입니다. 문언에 따른 엄격해석 원칙과 체계적·목적론적 해석 원칙이 충돌한 것입니다.

납세자가 이긴 심판 결정은 그대로 확정됩니다. 지난 6월호에서 다루었던 내용으로(Tax Intelligence 6월호 Editor’s Note), 위법수집 증거 배제 법칙을 세법 사건에 들여온 심판결정례와 같은 문제입니다. 납세자의 보호라는 점에서는 좋은 일이라고 손쉽게 수긍할 수도 있겠지만, 대법원의 판례 체계와 다른 별개의 법해석 체계를 전심기관이 전면적으로 쌓아 올린다면 사법권은, 법의 해석 적용은 법원에 있다는 헌법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1 A국 세율이 우리나라보다 낮으면 A국 세금 전부를, 더 높다면 우리나라 세율이라는 상한만큼을.